최근 지프는 국내 시장에 다채로운 차량을 선보이고 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콘, 랭글러의 전동화 모델을 선보였을 뿐 아니라 그랜드 체로키 L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SUV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여기에 레니게이드, 컴패스의 개선 및 변화로 브랜드의 활동 영역을 새롭게 다듬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의 중형 SUV, 그리고 일상을 함께 할 수 있는 SUV인 ‘지프 체로키’를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브랜드의 변화 속 잠시 잊혀졌던 체로키 리미티드 AWD 2.4(이하 체로키)는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체로키는 다채로운 모델에 적용되어 ‘브랜드의 역사’를 강조했던 80주년 기념 에디션 사양이다.
참고로 이 차량의 기반이 되는 건 ‘체로키 리미티드 AWD 2.4’ 사양이다. 4,625mm의 전장이나 각각 1,860mm와 1,690mm의 전폭과 전고는 ‘중형 SUV’의 전형을 드러낸다. 참고로 휠베이스는 2,720mm이며 공차중량은 1,835kg으로 ‘2.4L 엔진’ 그리고 구동계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도시적인 감성, 지프 체로키
지프 라인업에 있어 랭글러는 ‘오프로드의 아이콘’이라 한다면 레니게이드와 컴패스, 그리고 체로키 등은 ‘일상에 무게를 더한 차량’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체로키는 랭글러 대비 더욱 세련된, 그리고 곡선의 디자인이 자리해 ‘차이’를 선명히 드러낸다.
전면에는 지프 특유의 세븐슬롯 프론트 그릴이 적용됐고, 곡선이 강조된 보닛과 차체 실루엣 등이 더해져 독특함을 자아낸다. 헤드라이트, 바디킷 역시 오프로드의 감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통상적인 구성을 제시한다.
참고로 앞서 설명한 것처럼 80주년 기념 에디션 사양인 만큼 차량의 ‘가니시’를 회색으로 다듬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디자인 및 연출 등은 기존과 차이가 없다.
측면에서도 곡선이 가미된 차체, 그리고 깔끔하게 다듬어져 ‘도심형 SUV’의 감각을 제시한다. 물론 넉넉한 여유의 휠하우스를 갖춘 클래딩 가드, 그리고 다부진 이미지를 강조한 5-스포크 19인치 휠 등은 ‘지프의 다부진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후면 역시 깔끔한 모습이다. 균형감을 강조한 디자인과 클리어 패널을 얹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그리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바디킷이 더해져 완성도 높은 모습을 제시한다. 다만 한편으로는 ‘심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프의 감각을 담은 공간
체로키의 실내 공간은 체로키는 물론이고 ‘기존의 지프 차량’에서 볼 수 있던 구성과 디테일, 그리고 소소한 연출을 엿볼 수 있다.
실제 체로키의 대시보드나 센터페시아, 그리고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 등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체로키의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옮겨온 모습이다. 여기에 곳곳에 스티치, 그리고 다부진 감각을 제시하는 디테일이 더해졌다.
참고로 80주년 기념 에디션 사양인 만큼 하이라이트 컬러를 회색으로 다듬어 더욱 견고한 감성을 강조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자리한 유커넥트 디스플레이는 일반적인 차량들이 와이드한 비율을 채택한 것과 달리 세로로 다소 긴 정방형을 채택했다. 덕분에 하단 부분에 많은 정보와 선택지를 배치할 수 있으며 큼직한 시야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능을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다만 오디오 및 각종 기능의 ‘연출’이 확실히 노후된 모습이다. 최신의 기능을 탑재한 다른 차량과 비교한다면 분명 아쉽게 느껴질 부분이 많았다.
공간을 살펴보면 1열 공간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만족감이 높은 편이다. 오프로드 주행에 대한 여지를 남겨둔 SUV인 만큼 시트의 높이도 제법 높은 편이고, 이를 기반으로 시야에 대한 만족감을 높였다. 이와 함께 레그룸이나 헤드룸도 준수해 ‘만족스러운 공간’을 느낄 수 있다.
2열 공간은 중형 SUV로서 갖출 기본적인 소양을 충족한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성인 남성이 앉더라도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파노라마 선루프 역시 우수한 개방감을 제공해 만족감을 높인다. 다만 공간에 비해 수납 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었다.
끝으로 적재 공간에 대해서는 칭찬을 남긴다. 체로키는 기본적으로도 731L에 이르는 체급 대비 넉넉한 용량을 제시한다. 게다가 트렁크 게이트의 크기도 큰 편이라 부피가 있는 짐도 손쉽게 수납할 수 있다. 또한 2열 시트를 접을 때에는 1,500L 이상의 여유를 누릴 수 있어 만족감을 높인다.
177마력을 내는 멀티에어2 엔진을 품다
최근 지프는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일부 제시했지만 그래도 파워트레인 구성 기반에는 ‘멀티에어2 엔진’이 자리한다.
실제 체로키의 보닛 아래에도 최고 출력 177마력과 23.4kg.m의 토크를 내는 직렬 4기통 2.4L 멀티에어2 가솔린 엔진이 자리한다. 여기에 9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액티브 드라이브 I셀렉-터레인 사륜구동 시스템이 더해져 다채로운 주행 환경에 능숙히 대응한다.
이를 통해 대다수의 운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주행 성능을 제시한다. 다만 9.3km/L의 효율성(복합 기준, 도심 8.1km/L 고속 11.5km/L)은 내심 아쉽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지프가 그리는 일상, 그리고 아쉬움
체로키의 외형과 실내 공간, 그리고 각종 요소들을 충분히 둘러 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가장 최근 출시된 지프의 새로운 차량, 뉴 컴패스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노후된 실내 공간은 아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기본적인 개방감이 우수하고, 계기판을 비롯해 각종 요소들의 시인성이 우수해 ‘차량의 사용성 자체’는 우수했다.
체급을 떠나 177마력과 23.4.kg.m의 토크는 그리 강력한 출력은 아니다. 대신 일상적인 주행, 그리고 유사 시의 적극적인 주행을 소화하기에도 ‘아쉬움이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체로키는 발진 가속 성능은 물론이고 추월 가속, 고속 주행 등에서도 큰 아쉬움이 없는 모습이다.
실제 시승을 하는 내내 발진 가속, 추월 가속 등에서 큰 어려움은 없어 ‘일상적인 차량’으로 사용하기엔 좋을 것 같았다. 다만 RPM을 급작스럽게 끌어 올릴 때의 질감이 탁한 질감이 실내로, 그리고 스티어링 휠을 통해 전해진다.
게다가 최근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 그리고 전동화 파워유닛이 제시도기 있는 가운데 2.4L 엔진의 ‘존재’는 확실히 고루하다.
멀티에어2 엔진에 합을 이루는 건 9단 자동 변속기이며, 네 바퀴로 출력을 전해 안정적인 주행을 제시한. 시승을 하는 동안 차량의 한계를 확인하고, 험난한 오프로드 코스를 달린 건 아니지만 ‘대다수의 주행 환경’에 능숙히 대응한다.
지향에 따른 조율 능력, 그리고 수동 변속 기능 등일 탑재된 점도 인상적이다. 다만 이러한 요소들이 존재하는 것이지, 실제 주행의 즐거움, 그리고 운전자의 적극적인 개입에는 그리 어울리는 차량은 아니다.
지프의 차량들은 어떤 차량이든 ‘오프로드 주행’에 대한 여지를 남기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 체로키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체로키의 스티어링 휠을 쥐고 있으면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일상적인, 그리고 보편적인 상황을 고려한 차량임을 알 수 있다. 차량의 조작 감각, 그리고 조작에 대한 반응 자체가 최대한 가볍고 쾌적하게 다듬어진 모습이다.
덕분에 지프라는 이름을 떼놓고 보더라도 ‘일상에 함께 할 수 있는 차량’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차량의 기능, 즉 안전사양이나 편의사양 등의 구성을 보더라도 이러한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다 생각한다.
다만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있다. 기본적으로 다루기 좋고, 편하다는 느낌이 있지만 움직임이 쾌적하거나 세련된 건 아니다. 실제 주행을 할 때에도 다소 투박하고 건조하다는 느낌이 주행 내내 느껴진다.
아마도 쾌적한 승차감, 그리고 여유로운 주행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일부 아쉽게 느껴질 여지가 많을 것 같았다. 다만 이러한 아쉬운 부분은 ‘오프로드 주행’을 시작하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실제 체로키는 ‘완전한 오프로드 사양’이 아니더라도 거친 노면, 그리고 불규칙한 주행 환경에 제법 능숙하게 대응한다. 온전한 매력은 아니지만, 확실하게 ‘지프 브랜드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이러한 매력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매력적인 차량’이라는 느낌이 다소 부족하다. 즉, 시장에 여러 차량들과 비교할 때 구매 욕구가 도드라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아마도 뉴 컴패스처럼 ‘체로키’ 역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좋은점: 깔끔하게 다듬어진 패키지, 준수한 오프로드 주행
아쉬운점: 부족한 세련미, 그리고 주행의 쾌적함
새로운 지프를 기대하게 만드는 차량
지프 체로키는 말 그대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최근의 지프가 제시한 변화를 감안한다면 체로키는 ‘더욱 큰 변화’가 필요한 차량이다. 물론 지금의 구성으로도 ‘나쁘지 않은 차량’이라 평가할 수 있지만 ‘선택될 이유’가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다만 일상의 주행을 유지하면서도 차량과 함께 약간의 일탈을 즐기고 싶다면 ‘체로키’는 여전히 지프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차량일 것이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