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한 채 FBI 침입 시도 남성, 총격 받고 숨져

입력
2022.08.12 08:54
트럼프 자택 압수수색 반발 보복범죄? 
FBI, “근거 없는 공격은 법치 존중 약화”

총기를 소지한 채 미국 연방수사국(FBI) 지부 사무실에 침입하려던 한 남성이 경찰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FBI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에 반발한 트럼프 추종자의 보복범죄 시도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 주립 고속도로 순찰대는 이날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있는 FBI 건물에 침입하려 한 남성이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오하이오주립 고속도로 순찰대에 따르면 용의자는 이날 오전 9시15분쯤 회색 셔츠와 방탄복을 입고 FBI에 건물에 들어오려다 실패한 뒤 도주했다. 오하이오주 경찰은 71번 주간 고속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는 휴게소에서 용의자의 차량을 발견, 차를 추격했다. 한동안 총격이 이어졌다. 이후 용의자는 차를 버리고 신시내티 북동부 72km 지점의 숲과 농경지 경계지 속으로 달아났다. 용의자는 이날 오후3시쯤 경찰을 향해 총을 겨눈 직후 사살당했다.

경찰의 용의자 추격이 길어지며 이날 신시내티 지역 여러 고속도로가 폐쇄되기도 했다. 용의자의 신원 및 범행 동기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언론은 이번 범행이 FBI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 자택을 압수수색 한 지 사할 뒤 발생한 데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추종자들의 집단 반발의 일환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AP통신은 FBI가 마러라고를 압수수색한 이후 미국 전역에서 FBI에 항의와 위협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통신은 백인우월주의자들에게 인기 있는 한 소셜 미디어 사이트에는 '무장 혁명'을 준비한다는 경고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분석을 전하면서도 “이번 사건이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과 관계가 있다는 즉각적인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FBI의 청렴성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은 법치에 대한 존중을 약화시킨다"며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는 FBI 관계자들에게 중대한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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