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친환경 비전 '지구를 위한 갤럭시'(Galaxy for the Planet)를 발표했다. ①2025년까지 모든 갤럭시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고 ②제품 패키지(포장) 내 모든 플라스틱 소재를 없애며 ③스마트폰 충전기 대기 전력을 제로(0)화하고 ④전 세계 사업장의 매립 폐기물을 제로화하는 등 기후 변화 대응 및 순환 경제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약속은 1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공개된 새 제품에도 고스란히 담겼다고 한다. 삼성전자 측은 "폴더블 스마트폰과 착용 가능(웨어러블) 신제품 모두 재활용 소재가 적용된 부품이 들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신제품 공개 행사(언팩)에서 공개된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2 프로'의 경우,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 부품 무게가 전체 기기의 90%를 차지한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4'와 '갤럭시Z 폴더4'에도 폐어망(폐그물)을 재활용해 만든 소재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2 시리즈 등에 폐어망 재활용 소재를 처음 썼는데, 이를 통해 바다에 버려진 폐어망 약 50톤을 수거해 재활용했다고 한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제품의 포장에선 플라스틱을 덜어 냈다. 갤Z 플립4·갤Z 폴드4의 포장 부피는 1세대 폴더블폰과 비교해 각각 52.8%, 58.2%나 줄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그 덕에 제품 운송 중 배출되는 탄소의 양은 올해 1만 톤 이상 감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출시된 갤S22 시리즈의 경우 100% 재활용 종이가 사용됐다. 삼성전자는 "이런 친환경 포장 설계는 다른 제품에도 확대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전자제품 폐기물은 지난해에만 5,700만 톤이 발생했고, 연간 200만 톤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 수치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구형 스마트폰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중고 갤럭시 스마트폰을 휴대용 디지털 검안기로 변모시키는 식(아이라이크 카메라)으로, 이를 통해 보건 인프라가 열악한 베트남, 인도 등 4개 나라에서 환자 1만3,000명 이상이 안구 검진 서비스를 받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제품 기술의 혁신을 넘어 사람과 지구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혁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