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제주 함덕 앞바다에 방류된 남방큰돌고래 '태산이'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1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5월 태산이 추정 돌고래가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이재영 해양생태과 과장은 "등지느러미로 볼 때 죽은 개체를 태산이로 추정한다"며 "사인 확인을 위해 부검과 조직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검 결과는 1~2주 후 나올 예정"이라며 "현재까진 포획 등 외부 흔적이 없는 점으로 볼 때 그물에 걸리는 혼획이 아닌 질병 등으로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남방큰돌고래의 등지느러미는 사람의 지문처럼 모양이 달라 개체 확인을 위해 사용한다. 태산이는 앞서 방류된 제돌이와 춘삼이와 달리 등지느러미에 번호를 새기지 않았다. 이번에 발견된 사체 등지느러미에는 야생 방류 당시 부착했던 위성추적장치가 떨어져 나간 자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는 매 분기별로 방류한 남방큰돌고래 5마리를 육안으로 관찰해왔으나 지난 2분기부터 태산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재영 과장은 "3분기 모니터링 때 태산이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죽은 돌고래를 태산이로 확실 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방류된 복순이는 최근까지도 관찰되고 있다.
태산이는 2009년 6월, 복순이는 그해 5월 제주에서 불법 포획된 이후 퍼시픽랜드 돌고래쇼에 동원되다 2015년 7월 6일 제주 함덕 바다에 방류됐다. 당시 추정 나이는 태산이가 20세, 복순이가 17세였다. 태산이는 입의 일부가 잘렸고, 복순이는 입이 비뚤어진 장애가 있다.
한편 해수부가 이미 5월부터 태산이의 사망 가능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원인을 파악하기도 전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가두리에 이동시킨 것을 두고 방류에 너무 성급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해양동물 전문 수의사는 "수족관에서 기르다 방류한 태산이의 사망 원인부터 제대로 규명한 다음 비봉이를 가두리로 옮겼어도 늦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달 4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적응훈련용 가두리에 옮겨진 비봉이는 생먹이를 먹는 등 활력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 친화적이어서 방류 가능성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이재영 과장은 "비봉이의 야생 본능 회복과 방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인간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가두리 옆 낚싯배가 근접하는 일도 발생해 관광선박이나 낚싯배 등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