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 1위 대만 TSMC보다 인프라 지원 덜 받고 있다"

입력
2022.08.10 21:00
전경련 산하 한경연 비교·분석 보고서 내놓아
"법인세·인건비·인력 수급 등 열악" 주장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1위 업체인 대만 TSMC보다 법인세와 인건비, 인력수급, 투자지원 등의 주변 인프라 지원이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10일 공개한 '삼성전자와 TSMC 경쟁요인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파운드리 업계 2위 삼성전자(1분기 시장 점유율 16.3%·트렌드포스 조사 기준)가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TSMC를 뒤쫓고 있지만, 대만에 비해 경영 환경이 뒤처져 있다.

삼성전자는 조세 부문부터 TSMC와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게 한경연의 주장이다. 법인세의 경우 국내 법인세 최고세율(25%)이 대만보다 5%포인트 높다. 새 정부가 추진 중인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22%) 조치가 시행되더라도 삼성전자가 부담하는 세율이 TSMC에 비해 높다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

세액공제 부문 역시 대만에선 ①연구개발(R&D) 투자 15% 세금감면 ②패키지 공정비용 40% 지원 ③반도체 인력 육성 보조금 등으로 다양하지만, 한국은 R&D 투자 2% 및 시설 투자 1% 세액공제율 등에 그친다. 다만 반도체 특별법이 이달 초 시행에 들어가 R&D 비용(2%→30∼40%) 및 시설 투자(1% → 6%) 세액 공제율이 대만보다 높아졌다.



"세계 주요국, 반도체 산업 육성 위한 대규모 지원책 마련"


인건비와 인력 수급에서도 삼성전자의 부담은 크다. TSMC가 임직원 1인당 연간 평균 임금(지난해 기준)으로 약 9,500만 원을 지급한 반면, 삼성전자는 이보다 4,900만 원 높은 약 1억4,400만 원을 썼다. 대학교 반도체학과 등을 통해 육성되는 반도체 인력 규모도 대만(1만 명)에 비해 한국(1,400명)이 한참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인력 수급 측면에서도 TSMC에 열세였다.

생산 시설에서 사용하는 전기요금은 한국(kWh당 110.5원)이 대만(134.2원)보다 저렴했지만, 수도 요금은 대만(톤당 486원)보다 한국(719원)이 높았다.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OECD 평균을 100으로 환산했을 때 88로, OECD 국가 중 낮은 편이다.

이런 반도체 산업 지원은 대만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국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미국 상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520억 달러(약 68조 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을 지난달 27일 통과시킨 게 대표적이다.

이규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반도체는 미래 산업 곳곳에 필수로 들어갈 정도로 수요가 높아 주요국에선 핵심 산업으로 꼽으며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며 "기업의 노력만으론 치열한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버티기 힘든 만큼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국민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