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 서울 사랑제일교회 등을 방문하고 아내가 운영하는 요양원을 찾았다가 집단감염을 일으킨 6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5단독 김옥희 판사는 9일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하고 고위험 시설인 요양원을 방문해 고령 입소자 3명을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감염병예방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A(65)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의 아내이자 요양원 원장인 B(54)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A씨는 2020년 8월 12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한 후 이틀 뒤 보건당국으로부터 자가격리 대상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같은 달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
이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A씨는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자신이 시설관리자로 일하고 아내 B씨가 운영하는 요양원을 찾았다. 그는 시설을 방문한 당일 오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요양원 방문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입소자들과 접촉해 10명을 감염시키고 이 가운데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요양원을 방문한 사실을 숨겨 역학조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B씨는 남편인 A씨가 자가격리 대상인 줄 알면서도 요양원 입소자와 대면시키고 역학조사를 방해해 경찰에 고발됐다. 이들 부부는 코로나19 방역 위반과 관련해 감염병예방법 위반죄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동시에 적용돼 기소된 첫 사례였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판사는 "이 사건 범행은 국가적 방역 대상인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한 제반 조치를 어긴 것으로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피고인들 행위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해 감염병 확산 위험이 현실화했고 방역 부담이 가중되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