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경기 이천시 화재 현장에서 마지막까지 투석환자를 돌보다 숨진 간호사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간호협회가 홈페이지에 마련한 현모(50) 간호사 온라인 추모 공간에는 6일 오전 11시까지 250개 이상의 추모 글이 올라왔다. “간호사님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잊지 않겠다”는 글이 쏟아지는 가운데 현직 간호사들의 애도도 적지 않았다. 간호사라고 밝힌 한 이는 “나였다면 아는 것을 그대로 실행할 용기가 있었을까 싶다”며 “간호사로서, 인간으로서 존경하고 감사한다”고 적었다.
투석환자 가족들도 “투석 중인 환자를 차마 떠나지 않고 옆에서 지켜준 선생님의 희생 정신에 깊이 감명받았고, 존경한다”고 그를 추모했다.
사고 당시 건물 4층 병원에는 환자 33명과 의료진 13명 등 46명이 있었다. 환자 대부분 투석 중이거나 고령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다. 현씨는 화재 발생 이후 투석환자를 대피시키려 시간을 지체하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화재로 사망한 5명 중 의료진은 현씨가 유일하다. 4명은 환자였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숨진) 간호사는 충분히 탈출할 수 있었음에도 투석환자를 지키려다 변을 당한 것 같다”고 밝혔다.
화재 진압 당시 간호사들은 환자들에게 연결된 투석기관을 자른 뒤 대피시키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간호협회는 12일까지 현 간호사 추모주간을 운영하고, 추모위원회를 구성해 협회 차원에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5일 오전 10시20분께 경기 이천시 관고동의 4층짜리 상가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는 1시간만에 모두 완진됐다. 하지만 화재로 5명이 숨지고, 42명이 부상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같은 건물 내 3층에 위치한 스크린골프장에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