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폐기한 지폐 이어 붙이면, "경부고속도로 30번 왕복"

입력
2022.08.04 12:00
손상 화폐  1억9,166만 장 폐기
지난해 상반기보다 규모 적어

#대구에 사는 김모씨는 빈 화분에 5만 원권 등 지폐를 보관해 왔다. 그러다 물에 젖어 사용할 수 없게 돼 은행에서 온전한 지폐로 바꿔야만 했다. 그렇게 교환한 금액은 무려 2,895만 원.

#부산에 사는 양모씨는 장판 밑에 보관했다가 곰팡이가 쓸고 습기가 찬 지폐 202만5,000원어치를, #경남 지역에 사는 배모씨는 창고 화재로 불에 탄 돈 1,847만 원을 교환받았다.

이들이 은행과 바꾼 손상 화폐들은 어떻게 될까. 한국은행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화폐와 그렇지 않은 화폐로 분류한다. 이 중 올해 상반기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판정돼 폐기 처리한 화폐가 1억9,166만 장, 금액으로 치면 1조1,566억 원이었다고 한은이 4일 밝혔다.

폐기된 화폐를 낱장으로 이어 붙이면 총 길이는 2만4,765㎞, 경부고속도로(415㎞)를 약 30회 왕복한 수준이다. 높이는 5만3,459m로 에베레스트산(8,849m)의 6배,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의 96배에 이른다.

이 중 지폐는 1억6,943만 장(1조1,541억 원)이 폐기됐는데 1만 원권이 9,300만 장(54.9%)으로 가장 많았다. 동전 폐기량은 2,223만 개(25억 원)로, 폐기율 1위는 950만 개(42.9%) 버려진 10원짜리였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2억2,310만 장)와 비교하면 폐기된 손상 화폐 규모는 3,144만 장(14.1%) 줄었다. 비현금 지급 수단 발달, 비대면 거래 증가 등이 영향을 줬다.

한은은 화재 등으로 지폐 일부가 훼손됐을 때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 3 이상이면 전액을, 5분의 2 이상 4분의 3 미만이면 반액을 교환해 준다. 동전은 보통 액면금액으로 바꿔주는데,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어려우면 교환 불가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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