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DJ사저 매입" 요청에 서울시 "체납액 때문에 불가" 전달

입력
2022.08.02 21:30
조 의원, 송주범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요청
조 의원, DJ 차남 김홍업과 논의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 동교동 사저를 서울시가 매입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체납액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서울시가 전달했다.

2일 송주범 서울 정무부시장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조 의원이 김 전 대통령 사저를 시가 기부채납 받아 박물관이나 기념관을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전화가 왔다"면서 "조 의원에게 (기부채납)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앞서 조 의원은 지난 달 25일 열린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송 부시장에게 "DJ 동교동 사저를 서울시가 매입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조 의원은 "이희호 여사 사후에 3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소유권이 넘어갔지만 상속세 체납액이 20억 원이 넘었다"며 "동교동 사저는 정치사적 의미가 큰 만큼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기보다 서울시가 위탁관리하는 게 좋겠다고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 김홍업 전 의원과 가족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조 의원은 구체적으로 "동교동 사저(173평)를 공시지가로 서울시가 매입한다면 은행에 돈을 갚고 김대중 평화센터 연구기금과 장학금으로 활용하고 싶다고 한다"며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 통합 차원에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요청을 받은 송 부시장은 지난주 "근저당이 있거나, 세금이 체납된 경우 법에 따라 공공기관이 매입할 수 없다"며 "박물관을 만들더라도 조건이 된 다음에 해야 한다. 아예 검토 가능성이 없다"고 조 의원에게 전달했다.

송 부시장은 "조 의원이 기자시절 동교동 쪽을 출입했다"며 "본래 스타일이 '의리의 사나이'인데 (유가족이) 애처롭다고 생각한 것 같다. 상황을 잘 모르니, 부시장이니 나한테 전화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출신인 조 의원은 정치부 기자 시절 김 전 대통령 가신 그룹인 동교동계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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