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 지인을 사칭해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피해자의 휴대폰에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깔아 예금을 가로채거나(메신저피싱) 음란 영상채팅을 녹화 후 피해 남성을 협박해 금품을 빼앗은(몸캠피싱) 피싱범죄 조직 총책 및 조직원 120여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컴퓨터 등 이용사기, 공갈,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피싱범죄 조직원 등 129명을 검거하고, 이 중 혐의가 중한 한국 총책 A씨 등 35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중국 총책 B(50대)씨를 인터폴에 적색수배 등 국제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A씨 등은 2020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자녀를 사칭한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뒤 피해자가 걸려들면 피해자의 휴대폰에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예금 잔액을 이체하는 등 돈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보낸 메시지는 주로 ‘엄마 나 폰 깨져서 컴퓨터로 보내는 거야. 급하게 문화상품권 사야하는데 엄마 폰을 사용할 수 있게 보내주는 링크 깔고 신분증 사진 보내줘’, ‘엄마 핸드폰 액정이 깨져서 수리 맡겼어. 수리비 청구할 수 있게 보내준 링크 설치해 줘’ 등 다양했다.
이들은 또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로 친분을 쌓은 후 피해자와 음란 영상채팅을유도해 “소리가 잘 안 들린다. 소리가 잘 들릴 수 있도록 지금 보내는 파일을 휴대폰에 설치해달라”고 요구한 뒤 저장된 연락처 탈취 및 채팅 중 녹화해 둔 영상을 토대로 피해자들을 협박해 돈을 갈취했다.
경찰은 A씨 조직 외 2개 조직 등 모두 3개 조직 국내 인출책 25명을 검거 19명을 구속했다. 또 조직원에 해당하지 않은 단순 인출책이나 대포통장 제공자 등 104명도 검거했으며 이중 범죄혐의가 중한 16명을 구속했다.
이들에게 당한 피해자는 모두 538명이며, 피해금액만 44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은 이들이 사용한 현금카드 238개와 휴대폰 및 유심칩 76개, 현금 1억9,000만원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피해자에게 피해금을 정상 영업 중인 금은방 계좌로 이체하도록 하고 이 돈으로 금을 사 자금세탁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김성택 경기남부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휴대폰 고장이나 분실 등을 이유로 통화가 어렵다거나 신분증 촬영을 요구하면 일단 메신저피싱 범행으로 의심해야 한다”며 “상대방이 아무리 긴급하더라도 본인인지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하기 전까지 절대 신분증을 보내지 말고 앱도 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몸캠피싱은 상대방이 누구든 음란통화 유도 시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들 피싱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오는 10월 말까지 사이버금융 범죄 특별단속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