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이 자사 편의점 GS25에서 판매할 김밥, 도시락, 햄버거 등 신선식품 자체브랜드(PB) 상품 제조를 맡긴 하청업체로부터 200억 원 넘게 뜯어낸 혐의로 과징금 243억6,800만 원을 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일 GS리테일에 대해 하도급법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GS리테일은 세 가지 방식으로 하청업체 돈 222억2,800만 원을 가져갔다. 우선 2016년 11월~2019년 9월 8개 하청업체한테 성과장려금 명목으로 월 매입액의 0.5%~1%를 내도록 했다. GS리테일이 이렇게 3년 가까이 챙긴 성과장려금은 68억7,800만 원이었다.
성과장려금은 통상 납품업자가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에 자사 물건을 팔기 위해 지급하는 금품이다. 유통업자인 GS리테일이 다른 납품업자가 아닌 자사 편의점에서 팔 'GS25표 신선식품'을 만든 하청업체로부터 성과장려금을 받을 근거는 없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GS리테일은 또 성과장려금을 뜯은 기간에 정당한 사유 없이 판촉비용 중 126억1,200만 원을 하청업체에 떠넘기기도 했다. '1+1', 음료수 증정 등의 판촉행사 역시 유통업자와 납품업자가 서로 뜻이 맞는다면 비용을 분담해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GS리테일은 GS25에 납품할 제품을 만들어 굳이 판촉이 필요하지 않는 하청업체에 비용을 전가했다.
GS리테일은 판촉비를 덜 내는 하청업체에는 거래 중단을 시도하면서 압박했다. 또 사전 협의 없이 판촉 행사를 실시하면서 마치 하청업체가 자발적으로 먼저 요청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관련 서류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GS리테일은 2020년 2월~2021년 4월 9개 하청업체로부터 총 27억3,800만 원의 정보 제공료를 걷어 갔다. GS리테일이 준 정보는 신선식품 제품의 성별·시간대 판매 비중 등인데 하청업체로선 사실상 필요 없는 내용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PB상품 제조를 수급업체에 위탁할 때 정당한 사유 없이 경제적 이익을 요구해선 안 된다는 것을 명확히 확인한 조치"라며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해 수급업체들이 납품 대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