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 지도부 내홍을 두고 여름 휴가차 미국으로 떠난 것에 대해 야당에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제가 신경 쓰이냐"고 반박했다. 미국행은 딸 안설희 박사를 만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예정된 일정이라는 설명이다.
안 의원은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정치인에게 휴가는 휴가가 아님을 잘 아실 만한 분이, 인터넷 시대가 된 지가 언젠데 도피나 거리두기라고 저격하는 건 무슨 생각인지 궁금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힘 내홍에 대해 "집권여당의 수습능력이 거의 바닥을 치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특히 "이 가운데 제가 주목하는 것은 안철수 의원의 행보"라며 "적어도 지금 집권당의 혼란에 대해 안 의원 정도는 자기만의 색을 보여주며 수습안을 내야 할 때 아니냐. 그런데 미국을 가신다고 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려우면 해외에 가는 모습에서 옛날의 그 모습이 다시 떠오른다고 말하면 지나친 얘기일까. 무책임해 보인다"고도 했다. 이날 오전 조수진 의원이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하며 국민의힘은 비대위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는데, 안 의원 휴가가 '거리두기용 방미' 아니냐는 얘기다.
우 위원장의 말에 대해 안 의원은 "저는 단일화로 정권교체를 이룬 사람으로 윤석열 정부에 무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한 달 전 휴가 계획 세워 보좌진들도 휴가 갈 수 있도록 하고, 그리운 딸을 만나기 위해 미국에 왔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국내에 계신 분들과 소통하고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반박했다. "제가 대통령이나 당대표도 아닌데 스스로 휴가 일정을 공지하냐"고도 덧붙였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안 의원은 전날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미국에 거주 중인 딸 안설희 박사를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안 의원은 일주일가량 미국에서 체류 후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당 내홍과 거리 두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안 의원 측은 "원래 예정돼 있던 일정"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