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두산-롯데전을 앞둔 서울 잠실구장. 이날 1루 불펜에 브랜든 와델(28)이 등장하자 김태형 감독 등 관계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두산의 ‘후반기 반격 카드’ 브랜든이 합국 입국 후 첫 불펜 투구를 했기 때문이다. 전날 입국한 브랜든은 단 하루 만에 28구 불펜 투구를 마쳤다.
투구 후 취재진과 만난 브랜든은 “굉장히 흥분되고 기대된다. 내가 앞으로 팀을 얼마나 도울 수 있을지 기대된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몸상태에 대해선 “오늘 (한국 입국 후) 처음 투구를 했는데 공에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한국 날씨가 생각보다 덥고 습도가 높아 당황스럽긴 하지만, 올 시즌 끝까지 잘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두산 코치진은 브랜든의 제구에 만족감을 표했다. 권명철 코치는 "브랜든의 투구 스타일과 외모를 보며 개리 레스를 떠올렸다"며 "제구가 안정적이다. 크게 흔들릴 투수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레스는 2002년 16승, 2004년 17승을 거두며 당시 두산의 왼손 에이스로 활약했다.
신장 1m90㎝에 좌완 브랜든은 지난 시즌 MVP 아리엘 미란다를 내보내고 영입한 새 외국인이다. 2015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 2020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MLB 통산 1패 평균자책점 5.68, 마이너리그 통산 149경기 34승 31패 13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영입 금액은 총액 23만 달러.
미국에서도 한국 KBO리그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브랜든은 “찰리 반즈(롯데) 타일러 애플러(키움) 등 미국에서 함께 야구했던 친구들이 한국 야구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줬다”면서 “야구하기 좋은 환경이고 팬 문화도 굉장히 열정적이라고 들었다. 한국에서 야구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닿았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반즈는 롯데 선발 투수로 예정돼 있어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는 “나중에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브랜든은 오는 30일 2군경기에서 60~70개 정도 던진 뒤 8월 4일 대구 삼성전에서 첫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투수 경험이 없이 불펜 투수로만 활약했던 터라 일각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브랜든은 그러나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선발로 뛴 시간은 많다(85경기). 멀티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면서 “또 8월 4일까지 빌드업하기엔 충분한 시간이 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본인의 강점에 대해서는 ‘제구’를, 자신있는 결정구로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들었다. 와델은 “내 제구력은 좋은 편이라 생각한다. 웬만하면 공짜로 타자를 루상에 내보내지 않는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매일 컨디션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정구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다. 타자를 압도하고 빠른 카운트에 타자와 승부하겠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선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해 시간이 많진 않지만, 내가 와서 팀이 이길 상황을 자주 만들고 싶다”라며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