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2분기 실적 나란히 '뚝'…중국 봉쇄가 복병

입력
2022.07.29 08:30
中 봉쇄·원자잿값 상승으로 실적 하락
북미로 눈 돌려…중국 의존도 줄일 방침


화장품 업계 양대산맥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최대 수출국인 중국 시장이 봉쇄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LG생활건강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한 1조8,627억 원을, 영업이익은 35.5% 감소한 2,166억 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그나마 화장품 사업이 조금 회복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던 1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2%, 23.4% 개선됐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3월 말부터 중국 봉쇄 정책이 강화되며 2분기 내내 중국 현지 사업에 큰 영향을 줬고,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도 계속돼 성장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다만 HDB(홈·데일리뷰티)와 리프레시먼트(음료) 사업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HDB 사업은 바디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 '벨먼' 등의 제품을 리뉴얼하면서 2분기 매출이 9.5% 증가한 5,434억 원을, 영업이익은 1.4% 늘어난 596억 원을 달성했다. 리프레시먼트 사업은 저칼로리 음료의 판매 호조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9%, 10%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분기 영업손실이 109억 원에 달한다. 매출은 1조2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9,457억 원으로 19.6% 줄었고 영업적자는 195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사업 매출이 중국 봉쇄 영향으로 33.2% 하락한 2,972억 원을 기록했다.

두 업체는 북미 시장 진출을 확대해 차차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은 2019년부터 미국 화장품 회사를 꾸준히 인수하며 진출 기반을 다지고 있고, 아모레퍼시픽은 온·오프라인 유통망부터 확대해 매출 신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북미 시장에서 라네즈와 설화수 마케팅을 강화해 2분기 현지 매출이 66% 늘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라네즈가 미국 영화배우 시드니 스위니와 손잡고 워터뱅크 캠페인을 벌여 인지도를 높이고, 설화수가 아마존 등 신규 채널에 입점하는 등 유통망을 넓혀 매출 확대에 이바지했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