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9주년인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한국전쟁 전사자 추모의 벽’ 준공식이 거행됐다. 추모의 벽에는 6·25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과 미군에 배속돼 함께 싸우다 희생된 한국군 카투사 등 4만여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이날 오전 워싱턴 내셔널몰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열린 준공식에는 이종섭 국방장관, 박민식 보훈처장,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남편 ‘세컨드 젠틀맨’ 더글러스 엠호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유가족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의 벽은 지난해 3월 공사를 시작했고 착공 16개월 만에 완공됐다. 미군 전사자 3만6,634명과 카투사 전사자 7,174명의 이름이 기억의 못 둘레 화강암 소재 추모의 벽에 군, 계급, 알파벳 순으로 각인됐다. 정부 예산 287억 원이 투입됐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20만5,000달러), 현대차(120만 달러), 삼성(100만 달러), 풍산(110만 달러) 등 한국 기업도 건립 후원에 참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박 처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추모의 벽은 미군과 함께 카투사 소속 한국군 전사자를 함께 기림으로써 한미혈맹의 강고함을 나타내는 조형물로 건립됐다”며 “이곳을 찾는 미국인과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전쟁을 알리는 역사적 상징물이자 평화의 공간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한국전 참전용사 여러분은 대한민국을 지켜낸 자유의 수호자이자 진정한 영웅”이라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여러분들의 희생과 헌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며 여러분의 희생 위에 우뚝 세워진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는 바람에 제막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엠호프 세컨드 젠틀맨을 대신 보냈다.
지난해 5월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 임기 초 한국전 참전 미 전사자들을 기리는 추모의 벽 건립을 약속하고 작년 5월 한미정상회담 계기에 착공식에 참석했다”며 “워싱턴 추모의 벽은 피로 맺은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기념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