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투기 조종사 훈련 기간을 최근 최대 절반가량 단축했다. 미국에 여전히 뒤처진 '함재기' 운용 능력을 따라잡겠다며 속도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5일 "스자좡 공군비행사관학교에서 중국의 젠(J)-10 전투기로 훈련을 받은 첫 번째 조종사 후보생들이 정규 훈련을 모두 마치고 최근 실전 배치됐다"고 전했다. J-10은 중국이 독자 개발해 2005년 실전 배치한 다목적 전투기로, 미국의 4세대 전투기인 F-16 전투기와 동급으로 간주된다. 중국 공군은 2020년 CJ-6 등 구형 훈련기 대신 J-10을 새 훈련기로 도입해 조종 운용을 실시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과거 전투기 조종사 생도들은 비행 훈련을 4~6년가량 해야 했지만, 새로운 훈련 프로그램 도입으로 3년으로 단축됐다"며 "중국이 전투기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데다 훈련 기간도 줄어들면서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조종사 훈련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한 것은 항공모함 함재기 수요와 무관치 않다. 중국은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을 2012년 취역한 이후로 산둥함, 푸젠함까지 지난 10년간 3척의 항공모함을 건조했다. 하지만 항공모함의 핵심 전력인 함재기와 함재기를 운용할 숙련 조종사 부족에 시달려왔다.
일본의 '2022 방위백서'에 따르면, 랴오닝함은 주력 함재기인 J-15를 24대가량 실을 수 있다. 산둥함은 30~36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지만, 중국이 현재 운용 중인 J-15 규모는 두 항공모함의 탑재량에 미치지 못한다. 또한 랴오닝함의 첫 번째 '야간 이·착함 공식 훈련'은 취역 4년 뒤인 2016년에야 실시됐는데, 이 역시 숙련된 함재기 조종사 부족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모함은 내놨는데, 탑재할 실제 전력은 불충분하다는 얘기다. 중국 항공모함이 미국 등 서방에서 '속 빈 강정'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이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중국군은 최근 수년간 '함재기 조종사 모시기'에 열을 올렸다. 해군 조종사 양성기관인 해군항공대학은 수년 전부터 베이징대·칭화대 등 명문대와 협력하여 전투기 조종사 후보생을 모집했다. 해군은 최근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올해 예정된 전투기 조종사 후보생 모집을 마쳤다"며 "이들 중 약 41.5%가 함재기 조종사 훈련 자격을 갖췄다"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전자전 장비를 갖춘 3번째 항공모함 푸젠함까지 등장하면서 더 다양한 전투기를 운용할 수 있는 조종사가 필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