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투기 조종사 훈련 기간 50% 단축... '속 빈 항공모함' 채우기

입력
2022.07.2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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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 걸리던 훈련 3년으로 줄여


중국이 전투기 조종사 훈련 기간을 최근 최대 절반가량 단축했다. 미국에 여전히 뒤처진 '함재기' 운용 능력을 따라잡겠다며 속도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5일 "스자좡 공군비행사관학교에서 중국의 젠(J)-10 전투기로 훈련을 받은 첫 번째 조종사 후보생들이 정규 훈련을 모두 마치고 최근 실전 배치됐다"고 전했다. J-10은 중국이 독자 개발해 2005년 실전 배치한 다목적 전투기로, 미국의 4세대 전투기인 F-16 전투기와 동급으로 간주된다. 중국 공군은 2020년 CJ-6 등 구형 훈련기 대신 J-10을 새 훈련기로 도입해 조종 운용을 실시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과거 전투기 조종사 생도들은 비행 훈련을 4~6년가량 해야 했지만, 새로운 훈련 프로그램 도입으로 3년으로 단축됐다"며 "중국이 전투기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데다 훈련 기간도 줄어들면서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항공모함은 있는데, 함재기가 부족

조종사 훈련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한 것은 항공모함 함재기 수요와 무관치 않다. 중국은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을 2012년 취역한 이후로 산둥함, 푸젠함까지 지난 10년간 3척의 항공모함을 건조했다. 하지만 항공모함의 핵심 전력인 함재기와 함재기를 운용할 숙련 조종사 부족에 시달려왔다.

일본의 '2022 방위백서'에 따르면, 랴오닝함은 주력 함재기인 J-15를 24대가량 실을 수 있다. 산둥함은 30~36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지만, 중국이 현재 운용 중인 J-15 규모는 두 항공모함의 탑재량에 미치지 못한다. 또한 랴오닝함의 첫 번째 '야간 이·착함 공식 훈련'은 취역 4년 뒤인 2016년에야 실시됐는데, 이 역시 숙련된 함재기 조종사 부족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모함은 내놨는데, 탑재할 실제 전력은 불충분하다는 얘기다. 중국 항공모함이 미국 등 서방에서 '속 빈 강정'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이유이기도 하다.

해군 조종사 후보생 41%가 함재기 자격

이 때문에 중국군은 최근 수년간 '함재기 조종사 모시기'에 열을 올렸다. 해군 조종사 양성기관인 해군항공대학은 수년 전부터 베이징대·칭화대 등 명문대와 협력하여 전투기 조종사 후보생을 모집했다. 해군은 최근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올해 예정된 전투기 조종사 후보생 모집을 마쳤다"며 "이들 중 약 41.5%가 함재기 조종사 훈련 자격을 갖췄다"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전자전 장비를 갖춘 3번째 항공모함 푸젠함까지 등장하면서 더 다양한 전투기를 운용할 수 있는 조종사가 필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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