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누군지 아세요? 하도 존재감이 없다고 해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2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1층 기자실을 깜짝 방문했다. 김 실장이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5월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30% 초반까지 내려앉으면서 '대통령실 책임론'까지 불거지자 적극 소통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최영범 홍보수석 브리핑이 예정됐던 이날 오후 3시 최 수석과 함께 기자실을 찾았다. 최 수석 소개로 마이크를 잡은 김 실장은 "우리 홍보수석이 좀 세다"며 "(기자실에) 와야 한다고 해서 왔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다음 주부터는 우리 수석들도 열심히 나와 여러분과 소통을 많이 할 것이다. 그게 대통령의 뜻"이라며 소통 의지를 다졌다.
다만 '비서는 입이 없다'는 평소 지론에 대해선 "그런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이른바 'LCD론'을 꺼냈다. 김 실장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소자 하나하나가 발광해 빛을 일으키는 데 비해 LCD(액정표시장치)는 소자 하나하나가 발광하지 않지만, 백라이트가 있어서 빛을 비춘다"며 "OLED는 모양이 예쁘지만, 자칫 번짐 효과가 많이 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비서실장도 뒤에서 (하는) 백라이트 역할이 더 맞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되, 비서실장이 직접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은 만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김 실장은 "그런 입장은 아직 유지하는데, 그래도 가끔은 오늘처럼 (기자실에) 내려올 것"이라며 "앞으로도 홍보수석이나 대변인이 내려오라고 하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