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단체전 은메달’ 송세라(29ㆍ부산광역시청)가 한국 선수로는 20년 만에 펜싱 세계선수권대회 에페 개인 종목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3위 송세라는 19일(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펜싱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에페 결승전에서 알렉산드라 은돌로(독일)를 11-10으로 힘겹게 따돌리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송세라는 2002년 현희 이후 20년 만이자 사상 두 번째로 세계선수권대회 에페 종목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시상대에 선 것은 2015년 남자부 에페 정승화(동메달) 이후 7년 만이다. 펜싱 전 종목을 통틀어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우승한 것도 현희에 이어 송세라가 역대 두 번째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한국 여자 에페 단체전 은메달 멤버인 송세라는 올해 2월 바르셀로나 월드컵 금메달을 따내며 기량이 급성장했고, 카이로 국제그랑프리대회 동메달 등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그리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국 일을 냈다. 32강전에서 율리아 스비스치우(브라질), 16강전에서 에스테르 무허리(헝가리)를 각각 15-10, 15-9로 연파한 송세라는 최대 고비였던 8강전에서 주밍예(중국)에게 14-13으로 신승했다. 이어 준결승전에서 비비안 콩(홍콩)을 14-9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은돌로와 연장 접전 끝에 한 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첫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송세라는 10-9로 앞서다 종료 24초를 남기고 반격을 허용하며 10-10 동점으로 연장에 돌입했다. 이어진 1분간의 연장전에서 송세라는 낮은 자세에서 은돌로의 얼굴 부위를 올려 찌르는데 성공,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송세라는 국제펜싱연맹(FIE)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내게 큰 행운이자 무척 기억에 남는 날이다. 세계 챔피언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믿기지 않는다”며 “계속 발전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는 직전 2019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 8강전에서 이울리안 테오도시우(루마니아)에게 14-15로 패했다. 오상욱은 최종 5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현 남자 사브르 개인 랭킹 1위이자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은 32강전에서 막심 피안페티(프랑스)에게 13-15로 덜미를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