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K-컬쳐의 시대다.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한 K팝과 OTT 콘텐츠, 영화 등의 약진 속 K-컬쳐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이 가운데 덩달아 호재를 맞은 장르가 있다. 드라마나 영화 등에 삽입되는 테마 음악인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OST(Original Sound Track)다. 영화와 드라마 등 플랫폼을 막론한 K-콘텐츠가 전 세계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한 가운데 이미 글로벌 음악 시장의 주류 장르로 부상한 K팝과 맞닿아 있는 국내 OST는 해외 시장의 구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OST 업계 역시 전 세계로 확장된 시청층에 발맞추며 기민하게 움직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그룹 방탄소년단 등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인기 K팝 가수들의 높아진 참여율이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올해 초 방탄소년단 뷔가 참여한 SBS '그해 우리는'의 OST '크리스마스 트리'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 79위에 진입하며 글로벌 리스너들에게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특히 해당 기록은 역대 한국 드라마 OST 중 최초의 빌보드 메인 차트 진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후 지민이 참여했던 tvN '우리들의 블루스' OST 역시 발매 첫 주만에 빌보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1위를 기록한데 이어 각종 글로벌 차트에서 신기록을 세우며 못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방탄소년단의 OST 참여 성공 사례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각종 OTT 콘텐츠, 영화, 지상파 드라마 OST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K팝 아티스트들의 참여가 심심치 않게 이뤄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OST 음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거나 주목을 받은 사례는 방탄소년단처럼 현지 인기가 보장돼 있는 일부 K팝 스타들에게 한정돼 있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이는 어쩌면 K팝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작품의 흥행과 맞물려 기존 K팝의 공식과 사뭇 다른 음악색의 OST들이 두각을 드러낸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K팝이 갖는 장르의 한계를 깨고 스펙트럼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국내 작품들이 최근 잇따라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하며 전 세계가 한국의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다. 이제 모든 것은 준비됐다. 남은 것은 글로벌 음악 시장에 보여줄 K-OST의 '한 방'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