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이후 신속한 직무대행 체제 전환을 통해 내홍을 수습하면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 채용' 등에 참전해 성난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는 여권 내 비판도 만만치 않다. 현재 명실상부한 집권여당의 '원톱'인 그의 리더십이 여전히 시험대에 올라와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원내대표 선출 직후 권 대행의 모토는 '할 말은 한다'였다. 권 대행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원내대표에 출마하면서 당정의 가교가 되겠다. 직언과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긴장관계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권 대행이 직접 자격 논란이 제기된 장관 후보자들의 자진 사퇴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논란 끝에 자진 사퇴한 배경에는 대통령실에 직언한 권 대행이 있었다.
아울러 이 대표 징계 이후 '포스트 이준석' 체제를 두고 당권 경쟁이 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서둘러 차단한 것도 권 대행의 성과다. 향후 지도부 체제를 두고 조기 전당대회, 비상대책위 전환 등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사이에도 이견이 분출했지만, 선수별 의원모임과 의원총회를 개최하면서 신속하게 직무대행 체제로 재정비했다.
그럼에도 그가 높은 점수만을 받지 못하는 데에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지율과 국민의힘 지지율 동반 하락에 대한 책임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권 대행은 이날 자신이 추천했다는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 우모씨에 대한 '사적 채용' 논란을 적극 반박했다. 우씨가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와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고, 그러한 업무 능력을 바탕으로 추천했다는 게 그의 해명이었다.
여권에선 이를 두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권 대행의 가벼운 입이 문제" 등 비판이 적지 않다. 권 대행은 지난 15일 사적 채용 논란이 불거지자, "장제원 전 당선인 비서실장에게 물어봤더니, 대통령실에 안 넣었다고 해서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해명해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 또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 최저임금보다 10만 원 정도 더 받는다", "강릉 촌놈이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느냐" 등의 발언으로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인식만 드러냈다. 대통령실을 엄호하기 위한 발언이었지만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을 반등시켜야 할 중요한 시점에 오히려 점수를 잃었다는 분석이 많다.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여당 원내 사령탑으로서 협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임기 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합의한 후 당내 반발로 이를 번복하면서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고, 이는 원 구성 협상 지연의 빌미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