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정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르면 9월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워싱턴을 찾아 싱크탱크 연설도 할 예정이다. 하지만 1ㆍ6 워싱턴 국회의사당 난입 폭동 진상 규명 특별위원회와 검찰 수사 등 그를 겨누는 칼끝도 많아 험로가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발간된 잡지 ‘뉴욕’ 인터뷰에서 “내 마음속으로는 이미 (2024년 대선 출마를) 결정했다”며 “(출마 선언을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할까, 이후에 할까 그것이 나의 큰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도전 의사를 숨기지 않아 왔는데 명시적 출마 결심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보좌관 2명을 인용,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월 (대선 도전) 발표를 눈여겨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누가 선거 캠페인을 운영할지 조언자들과 대화를 시작했고, 대선 출마 발표시 온라인 장비 준비도 지시했다고 WP는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26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연구소’ 행사에서 강연을 하기로 했다고 온라인매체 악시오스 등이 보도했다. 지난해 1월 퇴임한 뒤 플로리다에 주로 머물러 왔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도 워싱턴에 나타나는 것은 처음이다.
이 싱크탱크는 트럼프 행정부 당시 국가경제위원장, 중소기업청장 등이 주도하고 있다. 26일 행사에도 트럼프 행정부 당시 장관급 인사만 8명이나 참석한다. 사실상 트럼프 캠프 대선 출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 대선후보군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12일 공개된 뉴욕타임스(NYT) 여론조사에서도 공화당 당내 경선 투표 예정 유권자 중 49%의 지지를 얻어 2위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25%)를 압도했다.
다만 11월 중간선거와 맞물려 그의 조기 대선 도전에 불안감을 피력하는 측근 그룹도 존재한다. 실제로 NYT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 중 16%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다른 당 후보를 찍거나 투표에 불참하겠다고 응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가상 대결 결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41% 대 44%로 뒤지기도 했다. 오차범위 내 결과이기는 하나 국정 지지도가 33%까지 떨어진 현 대통령을 이기지 못하는 결과는 충격이었다.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극단주의 후보로 몰아세워 판세를 뒤집으려 하고 있다. 여기에 연방대법원의 여성 임신중지(낙태) 권리 보장 법원 판결 무효화 결정, 공화당의 총기 규제 지속적 반대, 1ㆍ6 의회 폭동 조사 등이 공화당 후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중간선거 전 대선 출마가 이런 구도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WP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