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퇴임하는 김재형(57ㆍ사법연수원 18기) 대법관 후임으로 이균용(59ㆍ16기) 대전고법원장과 오석준(59ㆍ19기) 제주지법원장, 오영준(52ㆍ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최종 후보로 추천됐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14일 회의를 열고 심사에 동의한 대법관 후보 21명 가운데 이들 3명을 최종 후보로 선정,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3명 중 한 명을 선택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하게 된다. 추천위는 "법률적 자질과 능력은 물론이고 국민의 기본권 수호와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 등 대법관에게 요구되는 여러 덕목을 고루 갖춘 분으로 판단되는 후보들을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이균용 고법원장은 부산 출신으로 부산 중앙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0년 서울민사지법에서 임관한 뒤 광주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고, 지난해 대전고법원장에 올랐다.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시절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 당시 집회 지휘·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로 기소된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뒤집고 유죄로 판단했다. 이 고법원장은 지난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전고법 산하 국정감사에선 화천대유에서 고문료를 받은 권순일 전 대법관에 대해 "당혹스럽기 이를 데가 없다"며 비판했다.
경기 파주에서 태어나 서울 광성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오석준 지법원장은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0년 서울지법 서부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사법연수원 교수를 지냈으며, 지난해 제주지법원장에 임명됐다. 그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국정농단' 사태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파기환송심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았다.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재직 때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에게 잇따라 실형을 선고한 고(故) 김세완 판사에게 친일행위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대전 출신인 오영준 부장판사는 서울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4년 서울민사지법을 시작으로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낸 뒤 올해부터 서울고법에서 부장판사로 일하고 있다. 오 부장판사는 2015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시절 '도이치 옵션쇼크'를 일으킨 도이치은행과 도이치 증권을 상대로 투자자에게 손해액 전부를 배상하라고 판결해 주목을 받았다.
이날 추천된 대법관 최종 후보 3인은 모두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 정통 엘리트 법관들이다. 참여연대는 전날 서오남 위주로 추천된 1차 후보 21명을 두고 "사회적 약자·소수자 보호라는 대법원 사명에 기여할 정도로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가 이뤄지기 어려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후보자 3명의 주요 판결과 업무 내역을 공개하고 14~21일 법원 내ㆍ외부로부터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르면 다음 주 윤석열 대통령에게 최종 후보자 1명을 신임 대법관 후보로 제청하게 된다.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까지 마무리되면 윤 대통령이 임명하는 첫 번째 대법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