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5를 타는 권모(41)씨는 최근 차량 하체를 지탱하는 부품(로어암)을 교체하러 정비소에 들렀다가 고민에 빠졌습니다. 순정부품 가격이 좌·우 각 18만 원이란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품질인증 대체부품 가격(각 9만 원)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성능에 큰 차이가 없다면 품질인증 대체부품으로 교체하는 것도 생각 중이에요.”
고유가로 차량유지비가 큰 폭으로 늘면서 값싼 부품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품질인증 대체부품은 완성차 업체가 지정한 부품사가 아닌 다른 회사가 만들었지만, 정부 인증기관이 심사해 성능·품질을 보증한 부품을 말합니다.
가격은 순정부품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성능은 큰 차이가 없어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게 품질인증 대체부품의 최대 장점입니다. 일례로 2020년 한국소비자원이 아우디와 BMW, 벤츠, 포드, 렉서스 등 수입차의 앞범퍼 5종에 대한 순정부품과 품질인증 대체부품 간의 성능·품질을 살펴본 결과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형상일치 여부나 두께 등 외형은 물론, 하중을 견디는 강도 등 기능 역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최근에야 분위기가 바뀌고 있지만, 그간 품질인증 대체부품 사용은 활성화되지 못했습니다. 모조품으로 보거나, 안전성이 우려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국내 자동차 수리부품시장은 순정 부품 위주의 수리 관행이 고착화됐고, 이는 사고 차량 수리 시 부품비 증가로 이어져 자동차 보험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품질인증 대체부품에 큰 편견이 없다면 자동차보험의 ‘품질인증 대체부품 사용 특약’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차량손해 사고 발생 시 순정부품과 품질인증 대체부품 중 무엇을 쓸지 소비자에게 물어보고, 품질인증 대체부품을 택하면 순정부품 가격의 25%를 환급해주는 내용입니다. 적용 대상은 자기차량손해 사고 중 ①단독사고 ②가해자 불명사고 ③일방과실사고입니다.
이 특약은 자기차량손해보험 담보에 가입하면 별도의 보험료 부담 없이 자동으로 가입됩니다. 다만 쌍방과실이나 대물사고로 자기차량을 수리할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품질인증 대체부품 사용이 활성화하면 자동차 부품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량 수리 시 경제적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정부·손해보험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대체부품은 보통 중소기업에서 제조하는 만큼 우수 중소기업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무엇보다 부품 값이 비싼 외제차를 타고 있다면 환급액이 큰 품질인증 대체부품 사용 특약을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