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0척을 3조 원 가까운 금액에 수주했다. 업계에선 카타르발(發) 대량 발주 프로젝트 영향에 따른 대량 수주로 보는 가운데,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세계 최다인 34척을 발주받으면서 수주 목표액 조기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유럽과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와 17만 4,000입방미터(㎥)급 LNG운반선 10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맺었다고 7일 공시했다. 이번에 수주한 LNG선은 길이 299m·너비 46.4m·높이 26.5m 규모로, 유럽 소재 선사로부터 수주한 8척은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와 계약한 2척은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된다. 총 계약금액은 2조 8,690억 원으로, 2026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번 계약으로 현재까지 137척, 173억 4,000만 달러어치를 수주해 연간 목표인 174억 4,000만달러의 99.4%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올해가 절반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한 해 수주 목표를 거의 다 채웠단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에도 7월 중순쯤 연간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고 밝히면서 "이르면 다음 주 올해 수주 목표치를 돌파할 것"이라고 봤다.
한국조선해양은 구체적인 발주처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이번 수주가 카타르발 LNG 운반선 대량 발주 프로젝트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2020년 6월 한국조선해양을 포함한 국내 '빅3' 조선업체와 100척이 넘는 LNG선 건조 슬롯 계약을 맺었다. 슬롯 계약은 새 선박용 도크를 미리 선점하는 것을 말한다. 해당 프로젝트에 따라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총 14척의 LNG선을 3조 9,000억 원에 수주하면서 단일 계약으론 역대 최대 규모를 찍었고, 대우조선해양도 4척을 계약한 뒤 추가 수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