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전기자동차(EV)용 차세대 배터리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7일 보도했다.
10위 내 6곳이 일본 기업일 정도로 일본이 두각을 나타낸 가운데, △삼성전자 △LG화학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도 최근 들어 빠르게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같은 크기라도 전기차 주행거리가 크게 늘어난다. 실용화만 되면 전기차 업계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어, 주요국 기업들은 관련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2000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공개된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조사해 보니 도요타가 1,331건으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어 파나소닉HD(445건), 이데미쓰코산(272건)이 2, 3위를 차지하는 등 10위권 중 6곳이 일본 기업이었다.
신문은 특허조사회사 패턴트 리절트와 공동으로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10개국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등 2개 기관에 출원된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조사했다.
1990년대부터 이 분야 연구를 개척해 온 도요타는 배터리의 구조부터 재료, 제조 공정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해 9월에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시제품 차량의 운행 모습을 동영상으로 공개한 바 있으며, 2025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하이브리드차를 정식 출시할 방침이다. 2위인 파나소닉HD도 2년 전부터 도요타와 차량용 배터리 공동출자회사를 설립해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신문은 전고체 배터리의 실용화가 다가오는 가운데 한국기업도 일본 기업의 뒤를 바싹 쫓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선 상위 10위권 내 △삼성전자(4위) △LG화학(6위) △현대자동차(9위) △LG에너지솔루션(10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눈길을 끄는 건 한국 기업의 특허 확보 속도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도요타가 취득한 특허 수는 앞선 5년에 비해 약 40%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2배 이상, LG화학은 3배로 늘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한국업체들은 배터리의 수명을 늘리는 등 실용 단계 성능에 직결되는 특허를 많이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서도 일본을 역전한 사례가 있다. 애초 리튬이온 배터리는 소니그룹이 1991년 세계 최초로 실용화했고, 2018년만 해도 자동차용 배터리의 세계 점유율 1위는 파나소닉HD였다. 하지만 한국 기업의 공세에 밀려 파나소닉HD의 지난해 점유율 순위는 3위로 밀려났다. 닛케이는 "전고체 배터리 실용화 국면에서도 일본 기업이 계속 우위를 유지하는 게 과제"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