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폭염 속 무료급식 찾은 어르신들
입력
2022.07.05 16:10
윤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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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불법계엄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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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바다'에 尹 수장"… 탄핵안 표결날 여의도에 100만명 운집
13일 오후 5시쯤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은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지난 일주일간 그랬듯, 이곳에선 "내란수괴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구호가 큰 소리로 울려 퍼졌다. 그러나 이날의 열기는 그 어떤 때보다 뜨거웠다. 다음날인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박주영(36)씨는 "내일은 무조건 탄핵안이 통과하길 바란다"며 "지난 토요일엔 집회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투표하지 않고 나가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오늘은 참석했다"며 집회에 참석한 이유를 설명했다. 타오른 집회 열기는 여의도를 넘어 용산 등 서울 도심 곳곳을 달궜다. 참가자들은 전날 대통령이 담화문을 통해 '12.3 불법계엄 사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에 분노하며, 탄핵안 가결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촛불 열기'는 재표결 당일인 14일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국회 앞에 최대 100만 명(주최 측 신고 20만 명)의 시민이 운집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선 "스스로 시대의 걸림돌이 되길 선택한 국민의힘이여, 안녕히 가십시오"라는 조사(弔詞)가 낭독됐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여당은 더 이상 살아있는 정당이 아니라는 외침이었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과 일반 시민 등 90여 명은 검은 옷을 입고 당사 앞 바닥에 퇴거 명령서를 수십 장 붙였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5,000만 국민들이 촛불의 바닷속에 윤석열을 수장할 것"이라며 "그 무덤 위에 우리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외쳤다. 국민의힘을 향한 항의는 며칠째 다양한 형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마포, 용산, 동작, 서초, 강남, 서초 등에 위치한 조정훈, 권영세, 나경원, 신동욱, 박수민, 배현진 의원 사무실엔 '의원님, 내란공범으로 남으시겠습니까?'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붙었다. 마포구에 사는 이세린(30)씨는 "어제 대통령 담화문을 보고 집회 참석에 대한 결심을 굳혔다"며 "내일 여의도 집회에도 참석해 여당의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마포구 주민 정경숙(66)씨는 "조정훈 의원은 분명 선거 때 지역을 방문해서 주민에게 잘하겠다고 약속한 걸로 아는데 탄핵 투표에 나타나지도 않으니 뭘 하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청년들은 용산구 대통령실 앞을 찾았다. 전국 청년단체 33곳과 시민단체 4곳 등은 오전 11시 30분쯤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 청년학생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단체는 "청년들은 윤석열이 노동자, 여성, 장애인, 학생들을 죽인 주범이란 사실을 잊지 않았다"며 "더 이상 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에서의 탄핵만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투쟁으로 윤 정권 전체의 즉각적 타도를 쟁취하려 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대통령실에 정권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서한을 대통령실 안쪽에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이 가로막아 진입엔 실패했다. 대학가에서도 끝없이 시국선언이 발표됐다.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있을 14일엔 영등포구 국회 앞에선 대규모 탄핵 촉구 집회가 열린다. 매일 저녁 여의도 집회를 주최해 온 촛불행동은 오후 1시 30분부터 국회 앞에 모여 촛불대행진을 진행한다. 민주노총은 오후 2시부터 여의도공원에서 행진한 뒤 오후 3시 국회의사당역 앞에 집결해 본대회를 개최한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도 이날 오후 3시 범국민촛불대행진을 예고했다. 탄핵 반대를 촉구하는 보수단체 집회도 예정돼 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운동본부(대국본)는 오후 1시쯤 광화문광장에서 '탄핵 반대, 주사파 척결’이란 이름의 맞불 집회를 개최한다.
트럼프 2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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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식에 시진핑 정식 초청했다… "적국·경쟁국 정상과도 열린 대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측이 내년 1월 대통령 취임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한 게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집권 1기에 이어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도 통상·외교 등 분야에서 대(對)중국 압박 고삐를 죄고 있는 상황에, 그간 전례가 없었던 '유화적 제스처'를 중국 정부에 보낸 것이다. 다만 시 주석은 불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2기' 백악관 대변인에 지명된 캐럴라인 레빗은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내년 1월 20일 열리는 트럼프 당선자 취임식과 관련해 시 주석에게 초대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동맹뿐만 아니라 적국 및 경쟁국의 지도자들과도 열린 대화를 시작하는 사례"라며 "그(트럼프)는 누구와도 대화할 의향이 있고, 항상 미국의 이익을 우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응답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추후 결정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하지만 시 주석의 '트럼프 취임식' 참석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일단 중국 지도자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모습을 드러낸 전례가 없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미중 관계는 살얼음판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과정에서 '중국산 수입품 60% 고율 관세 부과'를 공약했고, 당선 후에는 차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을 대중 매파들로 꾸린 상태다. 미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시 주석의 직접 참석 대신, 고위급 관리로 구성된 대표단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당선자가 시 주석에게 초대장을 보낸 데에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 폭탄' 엄포로 중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당근'을 건넴으로써 향후 협상의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이라는 뜻이다. 릴리 맥엘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연구 석좌교수는 시 주석 초청에 대해 "미국의 이익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대중국 기조를 다소 혼란스럽게 만드는 상징적 당근"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진행된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과 많은 대화를 할 것이다. 우리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레빗은 트럼프 당선자가 또 다른 해외 정상들에게도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명단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극우 '스트롱맨'들이 포함됐다"고 CNN은 전했다. 스스로를 '독재자'라고 칭하는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도 초대됐다고 한다. 특히 일부 정상에게는 공식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트럼프 당선자가 직접 초대장 문구를 참모진에게 받아 적도록 한 뒤 해당 국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역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CBS방송은 "미 국무부에 따르면 1874년 이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타국 정상이 참석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각국의 주미 대사들이 참석하는 게 관례라는 것이다. CNN은 "시 주석 초청 등은 트럼프가 자신의 힘으로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믿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짚었다.
이스라엘-이란 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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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포성, 이번엔 멈출까… "하마스 양보" "이달 중 휴전" 청신호 잇따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올해 안에 끝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양측이 팽팽히 부딪혀 온 휴전 조건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요구를 전격 수용한 데 이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미국 백악관 고위 관리는 '이달 중'이라고 구체적 시점을 못 박으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휴전에 미온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네타냐후 총리가 침묵하고 있어 섣부른 기대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이스라엘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난 뒤 휴전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낙관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가자지구 휴전 문제에 대해 "오늘 네타냐후 총리로부터 그가 협상을 타결할 준비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달 협상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스라엘·하마스 양측의 입장이 가까워졌다면서 "마지막 간극을 메우는 문제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회동에서 휴전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복수의 이스라엘·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네타냐후는 설리번에게 '가자지구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정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가 한발 물러선 점도 휴전 성사 전망에 힘을 싣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랍권 중재자들을 인용해 "하마스가 가자지구 휴전 협정과 관련, 이스라엘의 핵심 요구 2개를 받아들이며 양보했다"고 이날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주둔 유지' 조건을 수용하고, 휴전 시 석방할 인질 명단도 제출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휴전 후에도 필라델피 회랑·넷자림 회랑에 이스라엘군 주둔'(이스라엘) 주장과 '이스라엘군 완전 철군'(하마스) 요구가 대립하며 공전을 거듭해 온 휴전 협상이 하마스의 '양보'로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또 하마스가 석방 대상 인질 명단을 제공한 것도 지난해 11월 양측의 임시 휴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신속히 전쟁을 끝내라'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주문도 휴전을 앞당길 수 있다. 앞서 TOI는 트럼프 당선자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나의 대통령 취임식(내년 1월 20일) 전까지 가자 전쟁을 끝내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2일에도 하마스를 겨냥해 "내년 1월 20일 이전에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중동은 지옥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그럼에도 가자지구 휴전 가능성은 아직 안갯속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시리아 내 군사작전에 대해선 언급하면서도, 하마스와의 휴전 여부에 대해선 공개 발언을 삼가고 있다. WSJ는 "네타냐후는 하마스의 '후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내각 연정에 참여 중인 극우 정당이 '휴전 불가' 입장인 탓에, 정치 생명 연장을 꾀하는 네타냐후 총리도 줄곧 휴전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 실제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 타결 당시에도, '가자지구 휴전은 오히려 더 멀어졌다'는 분석(영국 가디언)이 나왔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전선에서 힘을 뺄 수 있게 되면서, '완전한 승리'를 노리는 하마스와의 전쟁에 공세를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휴전의 키는 네타냐후 총리가 쥐고 있다는 얘기다.
조국 전 장관 일가 검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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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조국의 마지막 선물 "제 이름 대고 커피 받으세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수감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 참여자들을 위해 커피를 선물했다. 조 전 대표는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14일 토요일 여의도 집회에 오시는 조국혁신당 당원과 시민들을 위해 '월간커피 여의본점'에 음료 333잔을 선결제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 이름을 대고 받으시라. 작은 이별선물이다"라며 카페에서 직접 결제를 하고 있는 사진과 영수증을 공유했다. 영수증을 보면 이날 날짜로 '필터커피' 333개가 결제됐다.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파는 필터커피 1잔이 2,300원인 것을 감안하면 76만 원가량 결제했을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대표가 왔다 간 월간커피 여의본점은 집회 기간 동안 시민, 경찰 등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해 왔다. 조 전 대표는 프랜차이즈카페보다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이곳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대표는 전날 대법원 확정 판결로 비례대표 의원직을 상실했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전날 사문서위조 및 행사, 업무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대표에게 징역 2년과 600만 원의 추징 명령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13번을 받았던 백선희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이날부로 조 전 대표의 의원직을 승계받았다. 조 전 대표는 16일쯤 수감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 전 대표에게 당초 13일까지 검찰청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그러나 조 전 대표는 정당 대표직 인수인계, 당무위원회 참석 등 주변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검찰에 오는 15~16일로 출석을 미뤄달라는 연기요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대표는 전날 대법원 선고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선고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법과 원칙을 지키는 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며 "여러분과 약속했던 염원을 완성하지 못한 채 잠시 떠나게 됐다, 더 탄탄하고 맑은 사람이 돼 돌아오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