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경유차 소유자에 환경부담금 부과 정당"

입력
2022.07.05 11:30
"경유차 소유·운행 억제에 효율적" 판단
"소유자에 부담금 부과하는 방식도 적합"

경유차 소유주에게 환경개선부담금을 걷도록 규정한 현행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첫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환경개선비용부담법 9조 1항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환경개선비용부담법 9조 1항은 경유차 소유주(환경오염 원인자)로부터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법이 도입된 1991년 이후 나온 최초의 합헌 결정이다.

경유 화물차 소유주 A씨는 경남 창원시가 환경개선비용부담법에 근거해 2019년 부담금을 부과하자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같은 해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해당 조항이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을 합헌으로 판단했다. 경유차가 발생하는 각종 환경·경제적 비용을 소유자에게 부과함으로써 경유차 소유나 운행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입법 목적이 정당하다고 본 것이다. 헌재는 "경유차가 휘발유차보다 대기오염 물질을 더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조사돼 입법자 판단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헌법에 따라 국가에 부여된 환경보전이라는 헌법적 과제 실현을 위한 것이므로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경유차 소유자가 받는 경제적 불이익이 환경개선부담금으로 발생하는 쾌적한 환경 조성이라는 공익에 비해 작다고 봤다. 8,000원에서 30만 원 정도인 부담금 액수도 과도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부담금 부과 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을 해친다고 볼 수 없고,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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