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편의점에서 팔린 막걸리 4병 중 1병을 30대 이하 젊은층이 소비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덕분에 편의점의 막걸리 매출은 상반기에 40%나 늘었다. ‘아재술’의 대표격인 막걸리가 편의점에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 상반기 연령별 막걸리 매출 비중이 20대 9.1%, 30대 14.7%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대는 3%포인트, 30대는 5.2%포인트 각각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2030세대 매출 비중은 15.6%에서 23.8%로 8.2%포인트나 늘었다.
반면 기존 막걸리의 주요 소비층이었던 중장년층 매출 비중은 감소했다. 막걸리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50대는 작년보다 4.8%포인트 감소한 29.1%를 기록했고, 40대는 26.9%(-1.2%포인트), 60대 이상은 20.2%(-2.2%포인트)로 뒤를 이었다.
젊은층의 막걸리 소비가 늘면서 편의점에서의 막걸리 판매 실적도 급증하는 추세다. CU 막걸리는 전년 대비 매출이 2019년 16.7%, 2020년 23.2%에 이어 지난해 36.9%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39.3%나 성장해 지난해 성장률을 웃돌 가능성이 높아졌다.
편의점 막걸리가 2030에게 인기를 끄는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이른바 '홈술' 문화가 자리 잡은 것과 관련이 깊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에는 '편의점표 수제맥주'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작년부터는 막걸리가 바통을 이어받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장년층이 막걸리를 많이 찾았는데 홈술 문화가 확산하면서 2030이 다양한 주종을 구매하는 경향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편의점 회사들이 젊은층을 겨냥한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은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CU는 달콤하고 고소한 맛의 '말표 검정콩 막걸리'와 인터넷에서 밈(meme·유행 요소를 모방 또는 재가공해 만든 콘텐츠)으로 유명했던 가수 나훈아의 노래 '테스형'을 딴 테스형 막걸리 등을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양조장인 백술도가에서 개발한 프리미엄 막걸리 '백걸리'를 선보였다. 백걸리는 더본코리아의 양조장과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하지만, 유통채널 확대에 앞서 CU에 먼저 입점하게 됐다. CU 관계자는 "앞으로도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하고 차별화한 상품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