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모집 실적에 따라 교수 성과급을 결정하도록 한 사립대의 임금지급 기준이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사립대 부교수 A씨가 한영대 학교법인 봉헌학원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전남 여수에 위치한 한영대의 부교수로 2008년 임용돼 매년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대학 측은 2012년부터 학생 정원 미달을 이유로 신입생 모집 실적에 따라 연봉을 책정하는 성과연봉 계약제를 도입했다. A씨는 2016년 이 제도가 공무원 보수규정과 사립학교법에 어긋나 무효라며,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받지 못한 임금 1,430여만 원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사립학교법 조항 중 교원 급여에 관한 부분은 학문의 자유와 교원의 신원보장을 위해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규정"이라며 "봉헌학원이 정관 조항에 정한 바와 달리 사립대 교수의 급여를 감액한 것으로서, 사립학교법 조항에 어긋나 무효"라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신입생 모집률을 성과급 판단 기준의 하나로 삼은 것 자체가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성과급 연봉제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신입생 모집률만을 기준으로 성과금을 결정하면 교수가 본질적 업무에 소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신입생을 충원하거나 재학생 규모를 유지하는 것은 사립대의 유지·존립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라며 "성과 임금이 교원 본연의 임무가 아닌 신입생 모직 실적만 기준으로 결정된다는 이유만으로 연봉 지급기준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립학교법이나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 등을 위반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대학의 임금 평가항목과 기준은 존중돼야 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