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재명(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핵심 당원들은 분노한다"며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를 정면 반박했다. 그간 직접적 맞대응을 삼갔던 친명계 의원들이 강한 어조로 반격에 나선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주말 동안 지역 민심을 들었다"며 "핵심 당원들은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아무런 비전이나 가치도 제시하지 않은 채 '내가 안 할 테니 너도 하지 말라, 네가 하지 않으면 나도 안 하겠다, 누구는 책임 있으니 나오지 말라'는 행태에 분노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친명계 의원들은 당 안팎에서 '이재명 불출마론'이 쏟아지는데도 침묵을 지켜왔다. 하지만 친명계 좌장인 정 의원이 '이재명 출마는 당원들의 요구'라는 전언 형식을 빌려 '이재명 지키기'에 나서면서,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는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오는 8월 28일로, 이 의원은 다음 달 내로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의원도 사실상 당대표 출마 수순을 밟고 있다. 이날은 권노갑·김원기·임채정·정대철·문희상 상임고문과 비공개 오찬을 했다. 이 의원 측은 "전당대회와 무관하게 원내에 들어와 (고문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의정활동 조언도 듣기 위한 만남"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오찬 회동을 이 의원 측에서 먼저 제안한 만큼, 이 의원이 전대 출마를 공식화하기에 앞서 출마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것이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이 의원이 당 원로들과 회동을 통해 당내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