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정성호 "누구 나오지 말라는 행태에 당원들 분노해"

입력
2022.06.27 21:08
당내 불출마 목소리에 침묵 지키던 친명계
당원 전언 형식 빌려 '이재명 불출마' 반박

친이재명(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핵심 당원들은 분노한다"며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를 정면 반박했다. 그간 직접적 맞대응을 삼갔던 친명계 의원들이 강한 어조로 반격에 나선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주말 동안 지역 민심을 들었다"며 "핵심 당원들은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아무런 비전이나 가치도 제시하지 않은 채 '내가 안 할 테니 너도 하지 말라, 네가 하지 않으면 나도 안 하겠다, 누구는 책임 있으니 나오지 말라'는 행태에 분노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친명계 의원들은 당 안팎에서 '이재명 불출마론'이 쏟아지는데도 침묵을 지켜왔다. 하지만 친명계 좌장인 정 의원이 '이재명 출마는 당원들의 요구'라는 전언 형식을 빌려 '이재명 지키기'에 나서면서,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는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오는 8월 28일로, 이 의원은 다음 달 내로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의원도 사실상 당대표 출마 수순을 밟고 있다. 이날은 권노갑·김원기·임채정·정대철·문희상 상임고문과 비공개 오찬을 했다. 이 의원 측은 "전당대회와 무관하게 원내에 들어와 (고문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의정활동 조언도 듣기 위한 만남"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오찬 회동을 이 의원 측에서 먼저 제안한 만큼, 이 의원이 전대 출마를 공식화하기에 앞서 출마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것이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이 의원이 당 원로들과 회동을 통해 당내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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