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콘텐츠 융복합' 축제 기획 작업에 착수했다. 단일 콘텐츠가 아닌 다양한 분야의 창작물을 통합한 축제는 민관을 통틀어 국내 첫 시도다. 이를 통해 시는 신진 작가 판로개척은 물론 오세훈 시장의 '세계 5대 문화도시 도약' 목표 달성에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1일 조달청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에 '(가칭)서울 글로벌 상상 축제 기본구상 용역'을 공고했다. 입찰 마감은 다음 달 5일이고 용역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3개월이다.
목적은 '상상산업 분야 글로벌 축제 기획'이다. 시는 2015년부터 만화·게임·애니메이션·웹툰·캐릭터 등 상상력에 기반한 콘텐츠 산업을 '상상산업'이라고 통칭했다. 축제 기획 배경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여러 업계를 포괄하는 축제가 실현 가능할지 전반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개최 목표 시점은 2024년이다. 남산과 상암DMC, 충무로 등 서울의 기존 문화 클러스터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현재 남산은 SBA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DMC와 충무로는 각각 서울게임콘텐츠센터와 충무로영화제가 메카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콘텐츠 산업에서 장르 통합 시도는 전례가 없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실제 서울코믹월드와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등 국내 대다수 축제는 특정 분야에 국한돼 있다. 이 때문에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활용이 어려운 한계가 있다는 아쉬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OSMU는 하나의 원형 창작물을 게임과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분야로 변용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세계 4대 애니메이션영화제로 꼽히는 히로시마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도 올해부터는 음악과 미디어 예술로 대상을 확장, '히로시마 국제 평화문화제'로 개편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업계 간 네트워킹의 구심점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에는 인공지능(AI)이나 가상현실(VR)을 접목한 체험 프로그램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콘텐츠를 통한 문화산업 경쟁력 강화는 오세훈 시장의 역점 과제 중 하나다. 오 시장은 지난 2월 '세계 5대 문화도시 도약'을 제시하고 관련 산업 지원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에는 시 여러 부서에 분산돼 있던 콘텐츠 관련 조직을 '미디어콘텐츠산업과'로 일원화했다. 축제 개최지로 유력한 DMC는 오 시장이 지난 재임 기간 "동북아 최대 규모 '한류 문화콘텐츠 허브'로 만들겠다"고 강조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