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달라진 시대상…'마녀사냥'이 받은 숙제

입력
2022.06.27 11:10
'마녀사냥', JTBC에서 티빙으로 영역 옮기며 리뉴얼
7년 만 귀환, 시대상 달라지면서 수위 및 공감대 형성이라는 숙제

'마녀사냥'이 시즌2로 돌아온다. 7년 만의 귀환이지만 그동안 대중과 시대상이 달라졌기에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관전 포인트로 '노필터'라는 수식어를 전한 '마녀사냥2'. 하지만 예전처럼 노골적인 성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긴 쉽지 않을 터다. 7년간 대중의 기준이 높아짐에 따라 수위에 대한 고민이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 티빙 오리지널로 공개되는 '마녀사냥 2022'는 모두가 공감하고 궁금해할 연애 키워드를 주제로 어디서도 하지 못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눈다. '마녀사냥2' 측은 과감하고 솔직한 이야기로 연애 고민을 시원하게 해결해주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원년 멤버인 신동엽을 비롯해 김이나 코드 쿤스트 비비가 새롭게 합류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MC 라인업을 통해 2·30세대를 꽉 잡겠다는 심산이다.

전국에 그린라이트 열풍을 일으킨 오리지널 연애 토크쇼의 7년 만 귀환에 관심이 크게 모였다. '마녀사냥'은 지난 2013년 8월부터 진행한 프로그램으로 2년 5개월 간 방송됐다. 과거 방영 당시 노골적인 이야기들이 테이블 위에 올랐고 '섹드립'(성적인 농담) 토크가 주 관전 포인트가 됐다. 신동엽 허지웅 성시경 유세윤 등이 '19금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내며 성(性)에 대한 개방적인 분위기 형성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종영 당시 유세윤은 "'마녀사냥'이 대한민국을 조금이나마 바꿔놓았다"면서 시대 흐름을 바꿔놓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국민이 '마녀사냥' 유행을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그린라이트라는 신조어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 그때의 신드롬을 증명한다.

'마녀사냥'의 플랫폼이 공중파가 아닌 종합편성채널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당시 공중파에 밀려 색채나 콘셉트를 갖지 못했던 JTBC는 '마녀사냥' 덕분에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이미지를 얻었다. 이러한 성과 덕분에 '마녀사냥'은 JTBC 예능 개국 공신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난관도 있었다. 바로 수위에 대한 지적이다. 방통심의위는 '마녀사냥'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35조(성표현)제2항을 위반했다고 판단,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당시 출연자가 여성속옷을 머리에 쓰거나 안대처럼 쓰려고 하는 장면, 남자 출연자에게 여성속옷을 착용시키는 장면을 방송하고, 직접적인 성적 표현들을 여과 없이 언급하는 장면이 문제시됐다. 유사한 사안으로 3차례에 걸쳐 법정제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심의규정을 위반한 점이 감안됐다. 결국 복귀를 택한 제작진에겐 수위라는 숙제가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방송사가 아닌 OTT로 우회한 모양새다.

사실 연애 상담 프로그램이 쏟아진 이 시점에서 '마녀사냥'만이 갖는 강점은 희미한 편이다. 이미 '물어보살' '애로부부'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연애와 사랑, 성 문화를 다루고 있다. 이처럼 소통의 창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가운데 '마녀사냥' 특유의 쌍방향 상담이 갖는 메리트는 적다. '마녀사냥'이 폐지됐던 이유 중 하나는 화제성 하락이다. 처음 신선했던 포맷은 점차 진부해졌고 스타들의 과감한 발언들도 시청자들을 잡을 수 없었다.

이에 한 방송 관계자는 본지에 "19금 토크쇼는 여전히 파급력이 있다. 연애는 예능계의 스테디셀러라고 할 만큼 주요 소재이고, 거기에 19금 소재를 더해 파격적이고 흥미를 일으킬만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다만 '마녀사냥2'가 어디에 초점을 두는지 지켜볼 필요는 있다. 너무 한쪽에 치우치거나 혹은 누군가 봤을 때 불편함을 느낄 정도의 수위를 오간다면 분명 비판의 요소가 될 것이다. 또 과거의 그림을 답습하는 정도에 머문다면 이전보다 더 큰 호응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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