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맞은 이준석...與 윤리위, 오늘 저녁 징계 심의 돌입

입력
2022.06.22 11:1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운명의 날'을 맞았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22일 오후 7시 국회에서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 인멸 교사 의혹' 관련 사안을 심의한다. 윤리위 판단에 따라 그의 정치적 명운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는 이날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을 불러 이 대표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실장은 성 상납 의혹 제보자 장모씨를 만나 7억 원 투자 각서를 써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 이 대표가 개입했는지가 핵심이다.

당 안팎에서는 윤리위가 당장 이 대표에게 징계를 결정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실장만 징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결정이 유예된다고 해도, 정치적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가 내릴 수 있는 징계 수위는 △제명 △탈당권고 △당원권 정지 △경고 등 4단계다. '당원권 정지' 이상 징계는 이 대표의 거취와 직결된다. 가장 가벼운 경고 처분이 나오면 대표직 유지는 가능하다. 하지만 도덕성에 오점을 남기게 돼 리더십에 치명적이다. 이 대표는 "경고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도 "결국 포에니전쟁보다 어려운 게 원로원 내의 정치 싸움이었던 것 아니었나"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당심은 두 쪽으로 쪼개진 모습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이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연달아 승리로 이끈,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윤리위가 합리적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 초선의원은 "윤리위가 당대표를 심판대에 올리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는데, 그냥 넘어갈 리 있겠느냐"며 중징계를 전망했다. 당 게시판에도 "알아서 사퇴하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양분됐다. 이 대표에 대한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극우성향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이날 윤리위 회의 시작에 맞춰 관련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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