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필리핀에 12점 차 열세를 딛고 역전승을 거뒀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필리핀과 평가전에서 96-92로 승리했다. 이로써 지난해 6월 필리핀에서 열린 2022 아시아컵 예선에서 필리핀에 당했던 두 차례 패배를 설욕했다.
여준석(고려대)과 허훈(상무)이 17점씩 넣었고, 최준용(SK)과 허웅(KCC)은 16점 등으로 활약했다.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공식 데뷔전을 치른 추 감독은 첫 경기를 기분 좋은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이번 평가전은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아컵 본선을 대비해 펼쳐졌다.
이날 대표팀은 출발이 좋지 않았다. 전반 막판까지 31-43, 12점 차로 끌려갔다. 그러나 반격은 3쿼터에 시작됐다. 45-55로 뒤지던 대표팀은 3쿼터 중반 라건아(KCC)와 허훈의 연속 3점포로 51-55로 따라붙었고, 허훈의 돌파와 추가 자유투로 쿼터 종료 5분36초를 남기고는 54-55, 1점 차를 만들었다.
필리핀이 드와이트 라모스의 3점슛으로 58-54로 달아났지만 이때부터 프로농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최준용이 폭발했다. 최준용은 3점슛 3개를 연달아 터뜨리며 단숨에 63-58로 역전시켰다. 계속된 공격에서는 속공까지 성공하며 65-58을 만들었다. 68-60으로 앞선 3쿼터 종료 1분25초 전에는 최준용의 패스를 여준석이 공중에서 잡아 그대로 덩크슛으로 연결,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4쿼터에는 신예 여준석이 불을 뿜었다. 여준석은 4쿼터 초반 3점슛 2개를 연달아 터뜨렸고, 돌파에 이은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하며 경기 종료 6분49초를 남기고는 83-66까지 간격을 벌렸다. 한때 17점 차까지 한국이 앞서던 경기는 필리핀이 종료 1분49초 전 라모스의 3점 플레이로 87-82까지 따라붙었으나 허웅이 이어진 공격에서 3점포로 쐐기를 박았다.
대표팀은 18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필리핀과 2차전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