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내부 수리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홧김에 집주인을 살해한 세입자가 중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고충정)는 17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60대 여성 세입자 김모씨에게 "한 사람의 귀한 생명이 피고인에 의해 박탈된 중한 범죄"라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방법이 잔혹하고 죄질이 무거우며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유족들도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여 엄히 선고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김씨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망상장애 등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저질러졌다"며 "피고인의 상태는 심신미약에 해당해 이를 양형에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3월 16일 오후 4시 50분쯤 서울 도봉구 창동의 한 빌라에서 60대 집주인에 둔기를 수차례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일 김씨는 피해자에게 집 내부를 수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들어주지 않자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1월쯤 이 빌라로 이사 온 김씨는 수차례 집주인에 주방 수리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