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정유사에 '공급 확대 압박' 서한…고유가 대응

입력
2022.06.16 08:14
"정유사의 높은 정제 이윤은 용납할 수 없어"
서한은 엑손모빌, 셸, BP 등에 전달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엑손모빌과 셸, BP 등 정유사들에게 휘발유와 경유 등 정제 제품의 공급을 늘릴 것을 직접 요구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40여년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자 유가 하락을 위해 정유사들을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5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정유사들에 보낸 서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 중 석유를 휘발유와 경유로 정제하면서 얻는 기록적으로 높은 이윤은 "용납할 수 없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유가 급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유사들에게 행정부와 협력할 것을 요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국민과 가족들이 겪는 극심한 재정적 고통에 주된 책임이 있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전쟁으로 휘발유 가격이 갤런(3.78ℓ)당 1.70달러 이상 오른 상황에서 정유사들의 기록적인 고수익은 이런 고통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분의 회사들과 다른 회사들은 여러분이 생산하고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휘방류와 경유, 다른 정제 제품들의 공급을 늘리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기회를 갖고 있다"면서 "(미국의) 가족들이 직면한 중대상황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만하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의 회사들은 위기를 해결하고 에너지 노동자들과 펜스-라인 커뮤니티의 중요한 형평성을 존중하는 구체적이고 단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제 행정부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서한은 엑손모빌, 셸, BP, 셰브런, 필립스66, 마라톤 페트롤리엄, 발레로 에너지 등에 전달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서한에서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를 방출한 사실을 언급한 뒤 "정부는 전국 어디에서나 적절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제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합리적이고 적절한 연방정부 수단 및 비상 권한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