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우크라 방어 위해 모든 노력 다할 것…곧 키이우 방문"

입력
2022.06.15 23:52
15일 루마니아 나토군 주둔 공군 기지 방문
"EU가 우크라에 분명한 정치적 신호 보낼 시점" 강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루마니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례적인 대(對) 러시아 강경 발언을 내놨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방문 계획도 함께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루마니아 콘스탄타 인근에 위치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기지를 찾은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의 군대를 막고 우크라이나 국민과 군대를 돕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웅적으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그 국민들에게 우리(유럽연합·EU)가 분명한 정치적 신호를 보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며 오는 23~24일로 예정된 EU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 우크라이나에 "지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전과는 결을 달리 한다. 그는 이달 초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굴욕감을 줘서는 안 된다"는 발언을 하는 등 러시아를 일부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보여 우크라이나 측의 비판을 받아왔다.

아울러 마크롱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곧 키이우로 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문 일자나 경로는 알리지 않았다. 최근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은 그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등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독일 총리실과 프랑스 엘리제궁은 보도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타협해야 한다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그는 "우리가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최대한 도와주고, 무엇보다 종전이 가능한 때라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부가 러시아와 협상해야만 한다"며 "이 갈등의 바람직한 결론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승리 혹은 협상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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