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 핵실험엔 강력 대응... 고위급 비공식 채널로 대화 제안했으나 무응답"

입력
2022.06.09 07:08
설리번 "북 핵실험 가능성 면밀히 주시"
도발엔 경고..."대화에 열려 있어" 언급도
미 유엔차석대사 "서면으로 대화 제안도"

미국이 북한의 7차 핵실험 강행 가능성에 경고 메시지를 연일 던지고 있다. 또 북한에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원한다는 고위급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반응이 없었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북한의 도발에는 강력하게 대응하겠지만 대화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기내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실험 관련 질문에 “우리는 계속되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우리는 강력하고 단호하며 분명한 행동 절차를 취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앞서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이 조만간 7차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고,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7일 “북한이 언제든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며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을 경고했다. 한국을 방문 중인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도 7일 한미외교차관회담 후 “(북한 핵실험에) 한미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강력하고 분명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뒤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2018년 5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입구를 폭파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모라토리엄)’ 선언을 파기한 뒤 핵실험을 준비해왔다.


미국은 북한에 대화의 문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올 준비가 된다면 외교적 관여(대화)에 열려 있고 그렇게 할 의향이 있다는 점과, 한국과 일본 방어라는 절대적이고 단호한 의지(가 미국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드로렌티스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추가제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거부권 행사 관련 유엔총회 회의 연설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거듭해서 공개적으로 ‘우리는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추구한다’고 언급해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러한 메시지를 비공식 채널을 통해 전달했다”며 “여기에는 미국의 고위 관리가 북한의 고위 관리에게 보내는 고위급 친서도 포함됐다”라고 밝혔다. “우리는 이 같은 메시지를 서면으로, 그리고 구체적인 제안들과 함께 제3자에게 보냈다”라고도 했다. 이어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인도적 지원) 제안이나 전제조건 없는 대화와 외교에 대한 우리의 제안에 대해 (북한으로부터) 어떠한 응답도 받지 못했다”고 드로렌티스 차석대사는 설명했다.

드로렌티스 차석대사는 “제재는 외교의 대체재가 아니다.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제재 완화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이어 “하지만 북한이 외교 관여에 나서고 비핵화를 향한 의미있는 조치를 취할 때까지 우리는 그들의 불법적인 대량파괴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현 주유엔대사는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국은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북한의 반복되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데 국제사회와 함께 한다”라고 말했다. 또 “북한이 이런 도발 행동을 중단하고 모든 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하며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통한 한반도 평화와 대화 요구에 응답하기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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