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8세' 김인환 "최고령 신인왕요? 지금은 타석 하나하나에만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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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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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신인왕 경쟁에 예상치 못했던 다크호스가 나타났다. 입단 5년차 김인환(28·한화)이 그 주인공이다. 시즌 초반 많은 주목을 받았던 문동주(한화) 김도영(KIA) 박찬혁(키움)이 주춤하는 사이 김인환이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6일 현재 김인환은 28경기(103타석)에서 타율 0.284에 OPS(장타율+출루율) 0.825, 장타율 0.495를 기록 중이다. 규정 타석에 도달하지 못해 리그 순위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기준을 채운다면 타율은 리그 20위권, OPS는 15위권, 장타율은 10위권 수준이다. 김인환은 7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꿈꿔왔던 곳(1군)에서 즐겁게 야구하고 있다. 요즘 야구가 재미있다. 너무 행복한 시간이다”라며 웃었다. .

최근 중심타선에 자리잡더니 상황에 따라 4번 타자로도 출전 중이다. 타석 수가 많지 않아 예단할 순 없지만 6~9번 타순일 때 타율은 0.238(42타수)인 반면, 4~5번 타순에선 0.323(52타수)까지 올라간다. 김인환은 “사실 타순 부담은 없다. 상위 타순이어도 못 칠 수 있고 하위타선이어도 잘 맞으면 중심 타선이라 생각한다”라며 “다만 주어진 한타석 한타석에 집중하려 한다. 내겐 너무나 소중한 기회들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퓨처스리그(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런데 올 시즌 1군에 콜업된 뒤 첫 타석(5월 3일 SSG전)에서 8회 대타 안타를 신고하며 기회를 잡았다. 이어 이튿날 첫 타석에선 자신의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다. 김인환은 “‘홈런 한번 쳐 보자. 내가 언제 또 홈런 치겠나’라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는데 정말 홈런으로 연결됐다”라며 “2군 생활이 길어지는 바람에 첫 홈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 좋기도 좋았지만 만감이 교차하는 묘한 기분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우투수(0.328)를 상대할 때에 비해 좌투수(0.217)나 언더핸드(0.125) 투수에 약한 점이 눈에 띈다. 김인환은 그러나 “투수 유형은 딱히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 특정 투수에 강하거나 약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최근엔 ‘김인환 응원가’도 생겼다. 드라마 ‘하얀 거탑’의 OST를 일부 차용한 것인데, 팬들 사이에선 다소 부르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김인환은 “생전 처음 나를 위한 응원가가 생긴 것만으로도 너무 기분 좋다. 마음에 든다”라며 웃었다.

최근 활약상이 두드러지자 ‘최고령 신인왕’ 가능성이 언급된다. 올해 만 28세인 김인환은 2016년 육성선수로 지명돼 2018년부터 선수생활을 시작, 올해로 5년째를 맞는다. 2018년 6타석만 소화했고, 2019년에도 46타석(타율 0.214)에 그쳤다. 이후 현역으로 군생활을 마친 뒤 올 시즌 비로소 날개를 펴고 있다. 부상 없이 꾸준히 지금 같은 활약을 한다면 ‘28세 신인왕’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KBO리그 최고령 신인왕은 투수 신재영(SSG)으로, 2016년 수상 당시 만 27세였다. 이후 2017~2021년까지는 모두 고졸 신인들이 데뷔 시즌에 신인왕에 올랐다.

특히 한화 소속 신인왕은 2006년 류현진 이후 맥이 끊긴 상태다. 김인환은 “사실 신인왕 관련 얘기들은 주변에서 들어서 최근에 알았다. 이전까진 전혀 몰랐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2군 생활이 길었던 내겐 신인왕이나 타이틀보다 오늘 들어서는 타석이 더 소중하다”고 거듭 강조한 뒤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다. 절대 욕심내지 않겠다. 욕심내면 될 것도 안 된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래도 두 자릿수 홈런은…”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6일 현재 그의 홈런은 5개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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