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은 27일까지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 1층 일우스페이스에서 '고(故) 일우 조양호 회장 추모 사진전'을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하늘에서 길을 걷다… 하늘, 나의 길'을 주제로 한 이번 추모 사진전에는 조 전 회장이 생전에 촬영한 사진 총 45점과 배낭, 촬영장비 등의 유류품이 전시됐다. 1관에는 조 회장이 비행기에서 촬영한 하늘의 모습과 다양한 대지의 풍경을 담은 작품 30점이 전시됐다. 2관에는 풍경 사진 15점과 달력 10점, 고인이 평소 아꼈던 사진집과 카메라, 가방 등의 유류품이 비치됐다. 고인이 스위스 출장 도중 알프스의 이국적 겨울 풍경을 담은 '제네바에서 체르마트를 가는 길'과 아스완 필래 신전의 회랑, 르누아르가 마지막 생애를 살았던 집 정원의 올리브 나무 숲을 담은 작품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오후 비공개로 열린 개막행사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민 ㈜한진 사장 등 유가족과 한진그룹 전·현직 임원, 외부 인사가 참석했다. 조원태 회장은 인사말에서 "아버님과 함께 출장길에 나서던 그때가 생각이 난다. 바쁜 와중에도 카메라를 챙겨 같은 풍경을 각자 다른 앵글로 담아내고, 서로의 사진을 보며 속 깊은 대화를 나눴던 일들 하나하나가 아직도 기억 속에 선연하다"고 했다. 가족 추모사를 낭독한 조현민 사장은 "일과 가족밖에 몰랐던 아버님이 쉬시기 위해서 어쩌면 이 지구가 너무 작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아버님을 다시 만나면 딸이라 너무 행복했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조 전 회장은 2009년 유망한 사진가들이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자신의 호를 딴 '일우(一宇) 사진상'을 제정했다. 이듬해 조 전 회장의 유지에 따라 시민들을 위한 문화 전시공간으로 꾸며진 일우스페이스도 그의 호를 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