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대만군과 미국 주(州) 방위군의 협력(파트너십)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군사 합동훈련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되면서,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이 대만을 사실상 주권 국가로 대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대만 현지매체를 종합하면, 차이 총통은 전날 타이베이에서 미국 민주당 소속 태미 더크워스 상원의원을 만나 "대만 파트너십 법을 향한 미 의회의 초당적 지지 덕분에 미 국방부가 주 방위군과 대만군 간 협력을 적극 계획하고 있을 것"이라며 "지역 안보 문제와 관련해 대만-미국 간 더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이 언급한 협력은 미국의 주 방위군과 다른 나라 군대 사이의 협력 방안 등을 규정한 미국의 '주 방위군 국가파트너십계획'에 기반한 것이다. 1993년 구소련 국가에 민주주의 정부의 군대 운영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출범한 이 계획은 현재 파트너 간 여러 분야에 걸친 군사 지식과 훈련 모범 사례 등을 공유하는 기능으로 확대됐다. 미국의 각 주와 파트너십을 맺는 주체가 독립 국가이기 때문에, 대만이 계획에 참여한다면 독립 국가 지위로 협력한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대만 매체들은 대만이 미국 하와이주 방위군과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더크워스 의원도 "방어 군사 협력 추진을 위해” 주 방위군 책임자를 이번 대만 방문에 대동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더크워스 의원은 미국과 대만 간 군사 협력 강화를 강조하는 '대만 파트너십 법'을 공동 발의해 대만의 파트너십계획 참여를 추진했다. 해당 법은 아직 상원에 계류 중이다.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는 중국은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더크워스 의원이 대만을 방문한 지난달 30일부터 무력시위까지 펼치며 강력 항의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군용기 30대를 동원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 부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더크워스 의원의 대만 방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한다"며 미국에 대만과의 모든 공식적 왕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 수호를 위해 계속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