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미식축구협회(NFL)가 스트리밍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미국 매체들은 NFL은 올 여름 프로 풋볼 경기를 중계하는 모바일 전용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프로농구(NBA)가 자체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하지만 NFL은 미국에서 가장 큰 스포츠 리그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남다르다. 하지만 스트리밍 시장의 연 넷플릭스(Netflix)가 10년 만에 가입자가 감소하면서 이 시장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이뤄진 결정이어서 성패를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CNN이 뉴스 스트리밍 시장을 열겠다며 야심 차게 출범했던 CNN 플러스가 불과 출시 한 달 만에 문을 닫은 것이 지난 4월의 일이다.
NFL플러스(NFL+)로 명명된 NFL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는 올해 7월 서비스를 시작한다. 월 이용료는 5달러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한 권역 내 경기 중계(in-market games, 뉴욕 연고팀 경기를 뉴욕 내 중계)와 다른 팀 경기 VOD, 라디오, 팟캐스트 등의 콘텐츠가 포함된다. 8월 프리 시즌 경기부터 1월 초까지 NFL플러스에서 지역 풋볼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NFL 모바일 경기 중계는 야후 스포츠(Yahoo Sports)와 버라이즌(Verizon) 등에 의해 서비스돼 이용자들에게는 무료로 제공돼 왔다. 버라이즌은 지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독점 모바일 경기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계약은 중단됐다. 버라이즌은 경기 중계 뿐만 아니라 NFL의 기술과 마케팅 파트너사이기도 했다. 버라이즌은 이 중계권료로 연간 5억 달러(약 6,000억 원)를 NFL측에 지불해왔다.
버라이즌과의 모바일 중계권 계약이 끝난 뒤 NFL은 다른 파트너를 찾는 대신 스트리밍 시대를 맞이해 자체 유료 구독 모델로 운영으로 돌아섰다. 다른 계약을 했으면 연간 7억5,000만~10억 달러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프로미식축구(NFL)는 크게 월, 목, 일에 경기가 열린다. 이를 지역 TV와 전국 단위 케이블TV(ESPN), 스트리밍 서비스(Paramount플러스, 아마존) 등에서 중계한다. 시청률이 가장 높은 일요일 NFL 경기 중계는 위성방송 디렉TV(DirecTV)가 독점 중계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난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됐다. 이를 두고 아마존과 애플이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데, 애플TV가 경쟁에서 다소 앞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선데이 티켓’ 중계권료는 25억 달러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NFL플러스는 향후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 PIP 형태로 삽입돼 제공될 수도 있다. PIP는 플랫폼 인 플랫폼을 뜻하는 방송 용어다. NFL플러스가 향후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 스포츠 콘텐츠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NFL플러스가 직접 중계에 나서는 것은 천문학적 액수의 중계권 수입을 포기하는 모험이다. NFL이 NFL플러스로 버라이즌에 모바일 중계권을 주고 벌어들인 수준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선 1,67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해야 한다. 게다가 NFL모바일 중계권 가치가 7억 5,000만 달러 이상으로 올랐다는 것을 고려하면 2,5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해야 한다. 다큐멘터리 콘텐츠 전문 채널 '디스커버리(Discovery)'가 운영하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스커버리 플러스(Discovery Plus)' 구독자가 2022년 1분기 기준 2,400만 명이다.
당장 쉽게 손에 쥘 수 있는 큰 수익을 포기하고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택한 것은 지역 지상파 TV나 케이블 TV 시장이 빠르게 쇠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1분기 미국 케이블TV 등 유료 방송 구독 가구는 5,370만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0만 가구(4.5%) 감소했다. 지난 2016년 만 해도 8,610만 가구였다. 올 1분기 넷플릭스(Netflix)의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구독 인구가 7,400만 명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현재 미국 내 유료 케이블 방송이 처한 위상을 알 수 있다.
NFL이 지역 경기 자체 스트리밍을 준비하는 이유는 또 있다. 케이블 방송국이라는 대리점을 통하던 방식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직접 소비자에게 다가가려는 것이다. 스트리임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정보(시청 데이터, 성향, 성별, 선호도 등)를 파악하고 이런 정보는 향후 NFL의 마케팅을 위한 빅데이터로 사용하려는 것이라고 IT전문 매체 더 밀크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