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의 퇴출’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가솔린 엔진 대비 연비가 우수하고 특유의 토크가 강하다며 디젤 엔진에 대한 찬사를 보냈던 이들은 어느새 보이지 않게 되었다. 실제 자동차 시장에서의 판매 실적을 보더라도 디젤의 인기는 이전과 같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르노코리아자동차는 브랜드의 주력 SUV, QM6 구성에 있어 기존 디젤, 가솔린 사양 외에도 LPG 사양인 QM6 LPe를 선보이며 ‘또 다른 선택지’의 가치를 꾸준히 제시했고, 시장에서의 나름의 성과를 이뤄냈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에 자리한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이하 KIAPI)에서 다시 마주한 QM6 LPe는 과연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르노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KIAPI
대구에 자리한 KIAPI는 말 그대로 경상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동차 테스트 필드다. 국토부의 자동차안전연구원, 즉 KATRI와 물리적 거리가 먼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예전부터 KIAPI에서 많은 테스트를 진행했다.
더불어 이러한 활동을 배경으로 르노 그룹은 KIAPI를 ‘르노 그룹 차량시험센터’로 선정해 추가적인 시험로와 테스트 시스템을 마련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QM6 LPe 역시 이곳에서 다듬어졌다.
QM6에 새로운 가치를 전하는 QM6 LPe
LPG 차량의 문호가 모두에게 열린 2019년, 시장에 데뷔한 QM6 LPe는 ‘SUV는 디젤’이라는 공식을 타파한 차량이다. 실제 QM6의 판매에서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시장에서의 평가’ 역시 긍정적이었다.
QM6 고유의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할 뿐 아니라 실내 공간에서도 알찬 모습이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공간, 그리고 다채로운 소재와 색상의 연출이 더해진 QM6 LPe는 LPG 차량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깨끗이 지워냈다.
차량의 체격이 넉넉한 건 아니지만 잘 다듬어진 공간은 패밀리 SUV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사양에 따라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져 ‘차량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모습이다.
더불어 르노코리아자동차가 LPG 차량을 위한 무기 중 하나인 ‘도넛형 LPG 탱크’를 부여했다. 덕분에 적재 공간 역시 기존의 QM6 가솔린 및 디젤 엔진 사양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 역시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참고로 QM6 LPe는 최고 출력 140마력과 19.7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2.0L LPG 엔진을 적용하고 CVT와 전륜구동의 레이아웃으로 최적의 주행을 구현한다. 강력한 성능은 아니지만 일상의 주행, 그리고 운영의 부담을 줄인 구성이다.
KIAPI의 여러 무대에서 검증한 QM6 LPe
KIAPI에서 진행된 QM6 LPe의 주행은 다채로운 시험로를 주행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르노코리아자동차에서 마련한 시험로는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등판 구간과 비포장 도로인 험로 구간, 고속주행로 및 슬라럼 & 긴급 차선 변경, 그리고 저마찰-원선회 구간 등으로 마련되었다. 각 시험로를 통해 차량의 완성도 외에도 ‘어떤 의도’로 QM6 LPe를 개발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처음 경험한 등판로는 말 그대로 ‘QM6 LPe’의 아쉬움으로 지적 받았던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법 가파른 경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LPe 엔진과 CVT가 자아내는 움직임을 경험했다. 분명 강력한 성능은 아니지만 ‘일상의 주행’은 충분한 모습이었다.
특히 최적의 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율해주는 CVT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일반적인 토크컨버터 방식과 달리 특정 RPM을 꾸준히 유지하는 CVT 특성 상 강한 한방은 부족할지 몰라도 점진적이고, 꾸준한 출력을 느낄 수 있었고, 등판로 역시 손쉽게 오를 수 있었다.
이어지는 비포장 도로는 르노가 요구하는 ‘비포장 주행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코스로 마련됐다. 극한의 오프로드 코스도 아니고, 또 주행 거리 자체도 짧은 편이지만 비포장 도로의 특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QM6 LPe 역시 전륜구동 레이아웃을 통해 ‘오프로드’에 특화된 차량은 아니지만 자잘한 노면의 변화에 능숙히 대응하며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더하는 모습이다. 말 그대로 ‘일상적인 차량’에 적합한 모습이었다.
이어지는 고속주행에서는 LPe 엔진 특유의 매끄러움과 CVT 고유의 특징이 느껴졌다.
앞서 엔진의 출력을 확인했던 것처럼 QM6 LPe의 엔진은 절대적인 성능이 탁월한 엔진은 아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고속도로 주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고, 과감한 추월 역시 가능한 모습이다. 말 그대로 딱 알맞은 모습이다.
더불어 앞서 설명한 것처럼 특정 RPM이 유지되는 특징을 보이는 CVT 역시 그 매력을 드러냈다. 덕분에 차량을 다루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예측 가능한 움직임’을 꾸준히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고속 조향에서의 안정감도 준수했다.
기대 이상의 안정감, 그리고 ESC의 의도
등판로와 비포장로, 그리고 고속주행로를 주행하고 마주한 것은 슬라럼 및 긴급차선변경을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속도를 내며 좌우로 연이은 조향으로 러버콘 사이를 통과하는 슬라럼은 전고가 높아 무게 중심이 높은 SUV가 소화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주행이다. 그러나 QM6 LPe는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경쾌한 조향 반응, 그리고 기대 이상의 안정감이 주행의 만족감을 높였다.
이어지는 제동과 긴급 차선 변경 역시 준수했다. 일상을 위한, 보편적인 SUV인 만큼 제동과 조향에 따른 차량의 움직임은 다소 크게 느껴지지만 ‘운전자의 의도’가 훼손되지 않는다. 덕분에 제법 빠른 속도에서도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며 ‘안정적인 주행’을 보장하는 모습이었다.
절대적인 기록을 측정한다면 ‘탁월하다’고 평할 수 없겠지만 감각적인 만족감은 충분했다.
이어지는 저마찰 원선회 구간은 이번 주행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거대한 원형 주행로에 물을 뿌려 타이어의 마찰력을 줄여서 ‘미끄러지기 쉬운 환경’을 만들었고, QM6 LPe로는 빠르게 원선회를 하며 ‘의도적으로’ 차량을 미끄러지도록 했다.
보통의 차량들은 이렇게 차량이 미끄러질 때 출력 제어를 통해 차량의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되돌린다. 참고로 이러한 ‘제어’의 성향과 정도 역시 각 브랜드, 각 차량마다 고유한 모습이다.
QM6 LPe의 경우에는 말 그대로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미끄러지는 것을 감지한 후 곧바로 출력을 제어를 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러한 출력 제어가 과하거나 급작스럽지 않다. 말 그대로 ‘자연스럽게 출력을 끌어내리며’ 차량을 안정시키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때 운전자가 의도를 갖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제어’를 유지하면서도 최대한 운전자의 의도를 반영하려는 모습이다. 덕분에 ‘차량이 억제된다’라는 느낌 보다는 안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러한 셋업은 QM6 LPe 주행과 닮은 것 같았다.
여전히 경쾌한 SM6의 핸들링 퍼포먼스
QM6 LPe와의 주행을 마치고 난 후에는 SM6와 함께 짐카나 코스를 달릴 수 있었다. 특별한 의도가 있거나 주행 목적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다시 한 번 SM6의 움직임을 체험할 수 있었다.
르노의 경험이 담긴 TCe 엔진은 만족스러운 출력을 제시하며 록-투-록이 2.6바퀴로 제법 컴팩트하게 다듬어진 스티어링 휠 시스템은 여느 중형 세단보다 경쾌하고 민첩한 움직임을 보장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주행이 불안해질 경우 출력 제어가 과하게 개입해 QM6 LPe의 부드러운 개입이 그립게 느껴졌다.
편하게 다가서는 SUV, QM6 LPe
최근 국내 시장에는 여러 차량들이 속속 데뷔하며 ‘기존의 차량들이 가진 존재감’이 꽤나 흐려진 모습이다.
QM6 역시 마찬가지다. 연식 변경과 소소한 개선을 꾸준히 이어가고는 있지만 ‘신차급 존재감’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QM6 LPe는 고유의 부드러움, 그리고 부담 없는 존재감으로 여전히 시선을 끄는 모습이다.
그렇게 QM6의 시간은 조금 더 길게 이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