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행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경제동맹'이 밀착 관계로 형성되면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계에도 연쇄 파장이 관측된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미국 OTT 플랫폼 업계의 국내 진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국회의 '망사용료법' 논의도 한미 경제협력 분위기 여파에선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시각에서다.
25일 OTT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방한과 맞물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OTT 플랫폼들의 국내 진출이 빨라지고 있다. 당장, 넷플릭스는 바이든 방한 첫날인 지난 20일 자회사인 스캔라인VFX 코리아를 통해 국내 시장에 1억 달러(약 1,26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공개했다. 넷플릭스는 이를 통해 한국 콘텐츠 제작 생태계를 강화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선 넷플릭스가 지난해 국내에서 창출한 6,000억 원가량 수익의 대부분을 본사로 이전해 법인세를 축소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는 만큼, '보여주기식 투자'에 불과하다는 비난 여론도 적지 않다.
글로벌 OTT기업과 국내 기업 간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토종 OTT 플랫폼 티빙은 내달 16일부터 미국 OTT 플랫폼인 파라마운트플러스의 콘텐츠를 국내 시장에 제공할 계획이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파라마운트플러스 서비스의 첫 출시국으로 한국이 낙점된 셈이다. 파라마운트플러스 측은 연내 전 세계 48개국으로 서비스 지역 국가를 늘릴 방침이다. 미국 워너브라더스가 세운 OTT 플랫폼 HBO맥스 역시 연내 토종 OTT 플랫폼인 웨이브를 통해 국내 시장 진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글로벌 OTT 기업들의 국내 투자 및 진출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장 구도 변화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OTT 플랫폼 가입자는 넷플릭스(1,055만 명)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티빙(324만 명), 쿠팡플레이(321만 명), 웨이브(307만 명), 디즈니플러스(146만 명) 등이 뒤를 따랐다.
한편 이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의 움직임과 한미 경제협력 분위기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망사용료법 향배에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기업들이 망사용료법에 거세게 반발하면서 국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와 소송전까지 펼치는 만큼, 논의 과정 자체가 길어질 수 있다. 실제 OTT업계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 기간 중 넷플릭스 한국 법인을 방문하거나 망사용료법에 우려를 표하는 공식 메시지까지 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 바 있다. 실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망사용료법 관련 논의에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