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횡성군 주민들과 사회단체가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공군 특수비행단인 블랙이글스 해체 등 소음·환경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횡성 군용기 소음피해대책위원회는 25일 강원지사과 교육감, 횡성군수, 도의원, 군의원 출마자들에게 소음 및 환경오염 대책을 촉구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장밋빛 개발공약이 아닌 기본권 회복"이라고 밝힌 대책위는 각 후보자들에게 27일까지 입장을 알려달라는 서한문을 보냈다.
민원이 제기된 곳은 화려한 곡예비행으로 잘 알려진 블랙이글스를 운용하는 공군 전투비행단이다.
횡성군 교항리를 비롯한 주민들은 "항공기가 고도를 갑자기 상승시키거나 강하할 때, 저공비행 시 내뿜는 소음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한다. "심지어 옆 사람 얘기조차 들리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다.
주민들의 하소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항공기가 공중에 문양 등을 그릴 때 사용하는 경유성분 스모크가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주민들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대책위는 블랙이글스가 지난 2020년 기준 13만 리터(L)의 스모크를 분사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블랙이글스 해체와 소음 저감대책을 요구하며 공군부대 앞에서 530일 넘게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으나 군 당국으로부터 아직 만족할 만한 답을 듣지 못했다.
대책위는 "그 동안 국방을 위해 귀를 찢는 고통에 나도 모르는 사이 난청을 숙명으로 여기며 살아왔다"며 "여기에 아이들 학교 수업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갓난 아기는 비행기 소음에 경기(驚氣)를 할 정도"라고 피해를 호소했다.
대책위는 "전국 전투비행단 순회훈련을 통해 횡성 상공에서의 블랙이글스 비행 횟수를 주당 한 차례 이내로 줄이고, 경유스모크 분사량도 대폭 줄이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으나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며 "더 이상 다수를 위해 소수의 희생을 당연시 해서는 안 된다"며 블랙이글스 해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