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외인 교체 본격화?… KT 쿠에바스 퇴출 1호

입력
2022.05.18 15:07
한화·롯데·키움·LG 등도 퇴출 고민중

KT가 지난 시즌 첫 통합 우승의 주역 윌리엄 쿠에바스와 결별하고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올해 KBO리그 첫 외국인 선수 교체다.

KT는 18일 “웨스 벤자민을 연봉 33만1,000달러(약 4억 2,086만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벤자민은 현지에서 메디컬 테스트 등 행정 절차를 완료한 후 다음달 초 입국할 예정이다.

쿠에바스 대체 선수인 좌완 벤자민은 2014년 텍사스에 입단한 뒤 202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빅리그 통산 2시즌 동안 21경기에 등판해 2승3패 평균자책점 6.80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에서 선발로 뛰며 7경기 2승 평균자책점 3.82의 성적을 냈다. KT는 “전형적인 선발 유형의 투수로 제구 좋은 직구와 낙차 큰 커브를 갖고 있다. 또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도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KT는 2019년부터 뛴 쿠에바스가 지난달 2경기 등판 이후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뒤 회복이 더뎌 고심했다. 이 기간 불펜 엄상백을 대체 선발로 올렸는데, 필승계투조 박시영이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마운드가 전체적으로 불안한 상황이다. 이강철 KT 감독이 전날 LG 전을 앞두고 “고민이 된다. 이틀 정도 지나면 말씀 드리겠다. 교체한다면 대체자는 있을 것”이라고 쿠에바스 교체 검토 사실을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나도현 KT 단장은 “쿠에바스가 2019년부터 꾸준한 활약을 했고, 우승에 일조한 선수이기에 회복을 기다렸다. 하지만 공백 기간이 길어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고, 전력 강화를 위해 벤자민 영입을 결정했다.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쿠에바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순위경쟁이 본격화한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 문제는 KT만의 고민이 아니다. 부상 이탈 외에도 리그 적응에 실패하며 부진을 겪는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부담스런 1호 퇴출을 피한 만큼, 각 구단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가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롯데, 키움, LG 등이 대표적이다. LG 리오 루이즈는 타율 0.171에 그쳐 이달 초 2군에 갔지만, 2군 리그에서도 0.172로 여전히 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롯데 선발 글렌 스파크맨은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으며 현재 1승2패, 평균자책점 5.88로 낙제점을 받았고, 역대급 경력을 자랑한 키움 야시엘 푸이그는 39경기에 출전(17일 기준)해 타율0.204, 4홈런, 12타점 등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위권으로 추락한 한화 역시 KT와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2명의 외국인 선발 투수가 지난달 나란히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선발진에 과부하가 걸렸다. 닉 킹엄은 이제 캐치볼에 들어갔고, 라이언 카펜터는 당초 예상과 다르게 회복이 늦어 이번주 복귀가 무산됐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재활 상황을 지켜본 뒤 교체를 검토하겠다”며 퇴출 가능성을 보인 이유다. 시즌 중에는 트레이드 외에는 마땅한 전력 보강책이 없어, 반등을 꾀하는 구단 입장에선 외국인 교체카드를 꺼내야 할 형편인 것이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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