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바이든 방한 앞두고 ICBM 발사 정황 포착"

입력
2022.05.18 09:15
48~96 시간 내 발사 가능성
평양 근처에서 발사 징후 나와
코로나 확산 불구 핵실험 준비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순방을 앞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보이는 미사일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최근 북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방역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핵실험 일정에는 큰 영향이 없을 거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17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과거 ICBM 발사 시 나타났던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며 “향후 북한이 48~96시간 내 시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평양 인근에 위치한 미사일 발사장을 관측하는 위성을 언급하며, “일반적으로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조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발사장 인근 발사 장비와 연료 공급, 차량과 인력 등에 주목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0~22일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이후 일본을 방문한다. 이를 앞두고 북한이 노골적으로 ICBM 위협에 나서면서 긴장 수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북한이 이달 4일 발사한 미사일이 ICBM으로, 발사 직후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월 26일과 3월 4일 각각 이뤄진 탄도미사일 시험이 신형 ICBM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해당 ICBM은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미 국방부는 올해 3월 해당 ICBM에 대해 공개한 뒤 서해에서 미사일 방어시스템 경계 태세를 격상하는 동시에 감시 활동을 강화했다.

앞서 CNN은 미군과 정보당국이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재개할 준비가 됐을 가능성을 평가 중이라고 이달 초 보도했다. 미 국무부와 백악관도 북한이 이달 안에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을 준비 중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이 지역에서 인력과 차량 징후가 위성 영상에 포착됐으나, 북한이 지하 터널에 핵 물질을 설치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미 당국자는 전했다.

최근 북한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를 이어가는 정황이 발견됐고, 7차 핵실험 준비 완료가 임박했다는 보고서(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도 나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코로나19 상황으로 핵실험을 연기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 정권이 평화와 안보 위협을 제기하며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프로그램보다 주민의 인도적 우려를 우선시하는 것을 결코 본 적이 없다”며 “이(연기)에 대해 어떤 기대가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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