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기술(IT) 업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해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ESG 경영 트렌드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NHN은 17일 그룹 차원의 ESG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ESG 경영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NHN은 이와 함께 대표 직속의 ESG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본사를 포함해 14개 그룹사 대표진이 참여한 ESG 회의체도 발족, 전사적인 ESG 경영 전략 수립 및 실천에 착수했다. 앞서 지난 3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ESG 경영 강화를 위한 준비에 돌입한 지 한 달 만이다.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도 지난달 업계 최초로 ESG경영위원회를 출범했다. ESG와 거리가 멀었던 게임업계에서도 넷마블과 펄어비스가 올해 자사의 첫 ESG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지속가능경영 전략과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IT업계에서 ESG 경영은 주요 관심사다. 지난해 대기업을 비롯해 네이버와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업계 리더를 중심으로 시작된 ESG 트렌드가 업계 전반으로 번져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 강화 차원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ESG 규제가 강화되고 기업평가에 ESG가 반영되는 등 투자자를 비롯한 고객의 ESG 요구가 증대됐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박람회인 'CES 2022'에서도 ESG가 주요 가치로 떠오른 바 있다.
ESG 중 후순위였던 'E(환경)'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는 전날 친환경과 탄소 중립에 방점을 찍은 두 번째 ESG 보고서를 공개했다. 카카오는 2040년까지 '넷 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선언,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고 2040년에는 신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할 방침이다. 내년 준공 예정인 안산 데이터센터는 친환경 설계를 통해 기존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30% 줄이고 탄소 배출량 또한 이전에 비해 14%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T업계에서 발 빠르게 ESG 경영에 공을 들이던 네이버는 지난해 MSCI 평가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최고 등급인 'AAA' 등급을 획득했다. 전년 대비 두 단계 상승이다. KCGS 평가에서도 한 등급 오른 'A+' 등급을 받았다. 네이버 또한 지난달 19일 ESG 보고서를 발간하고 204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카본 네거티브' 로드맵을 수립했다. 네이버는 최근 준공한 제2사옥 '1784'를 비롯해 제2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각 세종' 등 친환경 건물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