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것 배울래요" 초등학생도 과감히 학교 떠난다

입력
2022.05.17 15:45
여가부, 2021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 발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배우기 위해 학교를 떠나는 초등학생이 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학교라는 틀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간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학교 밖 택하는 초등생 비중 증가


여성가족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1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5년부터 3년 간격으로 이뤄지고 있는 조사로, 이번 조사에는 3,291명의 9~24세 학교 밖 청소년이 응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초등학교 시기에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 비율은 3년 전보다 3.4%포인트 증가하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3년 전과 비교하면 고등학교 때 학교를 그만둔 경우는 3.6%포인트(181명) 감소한 반면 중학교는 0.4%포인트(73명), 초등학교는 3.4%포인트(81명) 늘었다. 한편 가장 많이 학교를 그만둔 시기로 답한 것은 △고등학교(56.9%, 1,417명) △중학교(27.3%, 679명) △초등학교(15.8%, 393명)순으로 고등학교 시절이 가장 많았다.

학교를 떠난 이유는 연령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초등학교(9~12세), 중학교(13~15세) 연령대 학교 밖 청소년들은 '다른 곳에서 원하는 것을 배우고 싶다'는 점을 가장 많이 골랐다. 이런 경향은 점차 줄다 고등학교 연령대(만 16세 이상)부터는 '학교에 다니는 게 의미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다만 청소년 10명 중 7명은 다양한 지원책이 있었다면 학교를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중에서도 △특기를 살릴 수 있는 수업(36.7%) △원하는 것을 배우거나 연계해주는 서비스(27.2%) △진로탐색과 체험 기회(24.9%)를 택한 경우가 많았다. 즉 학교에서 맞춤형 교육이 이뤄졌으면 하는 데에 아쉬움이 큰 것이다.

학교 밖 만족도도 상승

학교 밖에서 원하는 것을 배우면서, 학교를 그만둔 것에 대한 만족도도 올라가고 있다. 학교를 그만둔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이 없다는 응답은 58.1%로 과반을 넘었는데, 2015년(42.8%), 2018년(54.6%)과 비교하면 매년 상승하고 있다.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자유시간의 증가(73.6%)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된 점(64%) 등이었다.

반면 학교를 그만둔 것을 후회한 이유로는 '친구를 사귈 기회가 줄었다(59.1%)'가 3년 전에 비해 9%포인트 가까이 크게 늘었는데, 이는 코로나19로 사회적 활동이 줄어든 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으로 학교 밖 청소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식도 개선되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선입견·편견·무시를 당했다는 이들은 26.1%로 △2015년 42.9% △2018년 39.6%에 비해 크게 줄었다. 또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는 이들도 36.6%로 △2015년 25.8% △2018년 26.9%보다 감소했다.

김권영 여가부 청소년 정책관은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개선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학교 밖에서도 학업, 진로를 진지하게 탐색하고 체계적으로 설계해 나갈 수 있도록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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