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낸 구본선(54)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16일 사의를 표명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앞두고 검찰 선배들이 용퇴의 길을 걷고 있다.
구 연구위원은 이날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때가 되어 30년 공직을 마무리하고자 한다"며 사직 인사 글을 올렸다.
그는 "시민과 법률가들이 우려한 법 개정이 됐지만 어떤 경우에도 인류 사회가 형사절차에 뒤늦게 도입한 검찰 시스템의 취지와 기본원리는 제대로 작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3일 문재인 정부 국무회의에서 공포된 검찰 수사권의 단계적 박탈과 수사권·기소권 분리 법안을 우려한 것이다.
구 연구위원은 검찰 구성원들을 향해 "새로 구성될 법무·검찰 지휘부를 중심으로 지혜와 역량을 모아, 형사절차에서 국민 권익이 보장되도록 국민의 공복(公僕) 역할을 다할 방도를 찾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공정과 중립을 생명으로 여기고 곤궁을 견뎌야 하는 숙명을 잊지 말고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며 사명을 다하시리라 믿는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구 연구위원은 1994년 연수원 수료 뒤 서울지검 북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검 정책기획과장과 대검 대변인 등을 역임했으며,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검 차장과 광주고검장을 지냈다.
구 연구위원에 앞서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과 조남관 법무연수원장, 전국 고검장 6명 등 고검장급 인사들도 잇따라 사의를 표했다.